3.21.100.34
3.21.100.34
close menu
극작적 모호성과 극작적 경제성 : 셰익스피어의 여성인물과 여성관객들
Dramaturgical Ambiguity and Theatrical Economy : Female Characters and Women Spectators of Shakespeare
강태경(Tae Keong Kang)
UCI I410-ECN-0102-2009-840-006447381

이 글은 초기 페미니즘의 셰익스피어 비평에서 발제되어 오늘날까지도 그 호소력을 잃지 않고 있는 비평적 주제인 `여성들의 연대감`에 대한 하나의 수정적 보론이다. 16, 17 세기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성들과의 종속적 관계와는 별도로, 또는 그것 때문에 더더욱, 그들만의 유대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의 보다 충만한 지분을 얻고자한 여성들의 `하위문화`가 존재했다는 역사적 가설에 근거하여 비평가들은 그러한 여성문화의 표현을 셰익스피어의 텍스트에서 발견해내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경향은 초기 페미니즘 비평의 이론적 요구 즉 모든 여성을 하나의 사회학적 범주로 파악함으로써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항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당위성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나, 다른 한편 방법론적 문제를 노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이해의 문제이다. 비록 당대 사회의 지배적 구조라고는 하나 `가부장제`를 하나의 역사적 `모델`로, 즉 복잡 다양한 역사적 현실들의 불가피한 단순화로 보기보다는 과거의 `실재`로 받아들임으로써 가부장적 제도와 인습이 모든 여성의 체험에 동일 또는 유사하게 작용한다는 잘못된 전제가 있게 된다. 본고에서는 특히 계층적 분화의 맥락에서 여성들이 가부장제의 억압에 대응하는 상이한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성들의 연대`라는 명제가 갖는 또 하나의 약점은 그것이 셰익스피어 텍스트 내부에서만 찾아지고 있다는 점, 비평가의 관심은 극작가에 의해 긍정적으로 묘사된 극중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에 국한되고 만다는 점이다. 동시에 그러한 비평의 초점이 `셰익스피어적 주제`인 연대감보다는 의외로 경쟁과 배신의 관계를 드러내줄 때 그 장면 또는 작품은 설득력 없는 이유로 논의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만다. 그러한 혼란은 사실 셰익스피어가 제시한 많은 `여성들만의 장면`이 여성적 연대와 계층적 괴리를 동시에 함축하기 때문이다. 본고의 주된 논의는 이러한 이중적 극작술이 상이한 계층을 포괄하는 당대의 여성관객 구성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며 연극적 경제성의 원칙에 입각한 것이라는 점을 밝히는데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