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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고딕적 구조 - 『 이탈리안 』에 나타난 개인의 경제 넘기
Gothic Preoccupations ; Penetrating Personal Boundaries in Radeliffe's The Italian
최주리(Ju Lie Choi)
UCI I410-ECN-0102-2009-840-006447134

『이탈리안, 혹은 `검은 참회자`들의 고해소』 (The Italian, or the Confessional of the Black Penitents)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고해소"(confessional)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소설에서 고해소는 고해의 순간까지 고해자의 가슴속에 깊이 간직되어있던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경험이 말해지는 장소로 기능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와 그 곳의 카톨릭적 전통에서 볼 때, 고해는 영원히 비밀로 지켜질 것이라는 신성한 전제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안』에서는 고해소의 사적인 지식이 노출되고, 고해소의 비밀에 침입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비밀을 흥미로운 이야기의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지식은 공적이고 공유되는 지식이 된다. 본 논문은 고딕소설, 특히 『이탈리안』이 `침투`라는 구조를 통해 개인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듯한 `투시적(transparent)` 내레이션을 완성하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기법을 통해 『이탈리안』은 이후의 19세기 리얼리즘 소설의 위대한 특징이라고 간주되는 개인의 의식과 심리를 탐구하는 내레이션(narration of `consciousness`)의 선구적 예가 된다. 이런 기법은 인간의 주체성이 숨겨지고 고립되었지만 언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구조라고 상정하는 특정한 역사와 관련이 있다. 즉 이것은 내면적 깊이를 가진 완전한 인간이라는 개념을 전파한 계몽주의적 사고에 의존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계몽주의적 사고를 더욱 공고하게 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역사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의도가 불순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침투`는 인간 내면의 깊이를 드러낼 수 있는 내레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탈리안』에서 침투와 드러냄은 은유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기능한다. 고딕소설에는 완전한 고립에서 오는 공포와 부당한 침입에 취약하다는 데서 오는 공포가 함께 존재한다. 이런 침입, 혹은 침투의 구조는 플롯 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여 다른 사람의 내면으로 침투해서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이 소설의 주된 플롯을 이루고 있다. 본 논문은 서술과 플롯 양면에서 보여주는 침투와 그것을 통한 드러냄이라는 구조가 깊이 있고 온전한 인간이라는 픽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런 픽션이 계몽사상을 전파하던 중요하고도 대중적인 수단이 되었음도 지적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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