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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 칩싸이드의 청순한 쳐녀 』와 그로데스크 신체 경제학
The Economy of the Grotesque Body in A Chaste Maid in Cheapside
노승희(Seung Hee Roh)
UCI I410-ECN-0102-2009-840-006447083

영국 자코비언 극장은 근대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17세기초의 전반적인 시대정서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 중에서도 토마스 미들턴의 『칩싸이드의 청순한 처녀』는 다중적 플롯 구성을 통해 봉건경제와 신흥상업자본주의의 충돌을 복합적으로 극화한 수작으로 꼽힌다. 네 갈래로 나뉘어진 플롯은 시대적 변화의 맥락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계층간 이해관계와 다양한 욕망의 표현들을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한편, 공통적으로 결혼과 섹슈얼리티를 쟁점화하고 있어서 극 전체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이 극의 주제는 역사적 대변혁기의 한 가운데에서 기존 지배세력인 귀족계층과 부상중인 도시 부르주아지 사이에 사회적 재생산에 관한 혜게모니를 획책하기 위하여 벌어지는 갈등과 교섭의 과정이다. 이처럼 주제가 안고 있는 역사성은 극의 시공간적 배경에 의해 구체적으로 맥락화된다. 미들턴은 그 당시 런던의 상업지구로 한창 번창하던 칩싸이드를 중심무대로 설정하여 시장경제의 낙관주의적 경향에 감염된 시민들의 욕망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또한 미들턴은 단식과 참회의 기간인 사순절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하고 이데올로기 국가장치들(교회, 정부, 법)의 감시체제를 전경화함으로써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장의 논리가 기존세력에게 제기하는 도전과 위협 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논문은 근대 초기의 시장에 대한 문화연구를 중심으로 미들턴의 극 속에 재현된 섹슈얼리티와 욕망의 경제를 분석한다. 특히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민중미학과 맑스의 원시축적론을 토대로, 신분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발생한 욕망과 자본의 탈(재)영토화 움직임이 섹슈얼리티 담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시장의 논리가 여성의 행위 주체성 혹은 욕망에 어떤 가능성을 제공했는가를 점검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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