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4.96.159
3.144.96.159
close menu
귀머거리 바쓰댁의 직관력 - " 여성적 글쓰기 " 와 해석의 문제 -
The Wife of Bath's " Sense " and " Deafness " - " Feminine Writing " and the Question of Interpretation
박윤희(Yoon Hee Park)
영미문학페미니즘 5권 181-196(16pages)
UCI I410-ECN-0102-2009-840-006446566

『캔터베리 이야기』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의 하나인 알리스(통칭 바쓰댁)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대조가 되는데, 로버트슨류의 성서 해석학적 연구에 따르면, 바쓰댁은 도덕적으로 타락한 한 여성의 사악한 면을 드러내는 정교한 표상이며 그녀의 인간적인 면으로 오늘날의 많은 독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권위"를 무시하고 "경험"에 기초한 바쓰댁의 "색다른" 이론은 14세기 중세 영국의 가부장적이고도 기독교적인 지배 사상에 대비하여 볼 때, 분명 이단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낱 교훈적인 상징물로 취급받았던 그녀가 오늘날 "오도된 독자들"을 양산하고 있으며 또한 독자들의 진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쓰댁이 비평적인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된 이유는 그녀의 재치 있는 음담패설이 아니라, 그녀의 몸과 입을 통해 보고 듣게되는 파격적인 "설교"일 것이다. 즉, 바쓰댁의 설교는 자신의 5번에 걸친 결혼 생활의 경험에 근거하여 성서를 기존의 전통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의 해석에 그 밑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설교가"로서의 바쓰댁의 자의적인 성서 해석은 작품속에서 분명히 드러나며, 당시나 지금이나 정통주의자들의 풍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누가 사자를 그렸는가, 누가?" 라고 외치면서 당시 여성에 대한 남성작가들의 굴절된 시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바쓰댁의 항변을 들어보면 독자들은 그녀의 자의적인 성서 해석에 수긍할 수도 있다. 또한 남성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글은 "종잡을 수 없는 허구의 마력"으로 치장되고 숨겨져 있는, "여성을 영속적으로 억압하고 있는 장소"라고 극단적으로 단정짓고 있는 시수의 주장과도 어느 면에서는 일맥 상통하고 있다. 바쓰댁이 남성 작가에 의해 탄생되고 그녀의 주장이 남성 작가에 의해 쓰여졌다는 점에서 시수의 의심은 당연시 될 수 있으며, 따라서, 모든 문학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바쓰댁의 서문과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 해석의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본 논문은 야우스와 이서로 대표되는 독일 수용론의 비평 방법으로 텍스트를 분석하여 바쓰댁의 "직관력"(sense, good judgment)을 육체적이면서도 정신적인 "귀머거리"(deafness), 즉 당시의 지배 사상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는 그녀의 태도와 대비시켜 보여주고자 한다. 동시에 시수의 "여성적 글쓰기" 이론을 적용하여 바쓰댁의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바쓰댁이 한낱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성 인물의 상징이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독자들 앞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