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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환상으로 : 마가레트 케빈디쉬의 『 찬란한 세계 』 에 나타난 유토피아적 환상
From Science to Fantasy : Utopian Fantasy in Margaret Cavendish's Blazing World
문희경(H . K . Moon)
영미문학페미니즘 5권 161-179(19pages)
UCI I410-ECN-0102-2009-840-005750283

마가레트 케빈디쉬(Margaret Cavendish)의 『찬란한 세계』(The Blazing World 1666)는 영국 여성작가가 쓴 최초의 유토피아이며 공상과학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에 유행하였던 가상의 여행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로맨스적, 과학적, 유토피아적 그리고 환상적 요소들이 뒤섞여있고 내용상으로도 상충되는 요소들이 많은 까닭에 황당무개하다는 비평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초기 여성작가들이 여성으로서 자신들이 처한 사회적 위치, 역할, 상황 등을 대변할 수 있는 목소리와 이를 담을 수 있는 여성적 글쓰기를 찾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보여준다. 케빈디쉬는 초기 훼미니스로서 여성도 남성과 같은 지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이를 과학과 철학의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면서 입증하려고 했다. 『찬란한 세계』는 여성이 절대적인 지적, 정치적, 군사적 권력을 누리는 여성중심적인 유토피아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여성이 과학적 담화를 통하여 학문적 권위를 획득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지식이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주장한다. 그러나 케빈디쉬는 작품 중간에서 과학적 담화를 포기하고 갑자기 환상적인 세계로 돌입하면서 지성이 아닌 상상, 사실이 아닌 가상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과학적인 담화에서 환상적인 언어로의 전환은 남성적이고 공적인 공간에서 여성적이며 사적인 공간, 외면적인 세계에서 내면적인 세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러한 전환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이며, 케빈디쉬가 도전적인 훼미니스트의 입장에서의 후퇴하면서 결국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무력함을 들어낸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환상은 현실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적이나 경험적이 아닌 또다른 방법으로 현실을 접근하는 수단이다. 환상은 현실세계의 질서, 규범, 법칙, 가치기준 등을 뒤흔들어 놓음으로서 이에 도전하며, 이를 전복시킨다. 케빈디쉬의 환상적인 세계는 남성과 여성, 과학과 상상, 문학쟝르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뒤죽박죽이 된 세계를 그린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은 기존사회, 즉 가부장제가 정상(norm)이라고 내세우는 기준들이 절대적이며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위적이고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개념들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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