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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 등대로 』 에 나타난 버지니아 울프의 중측적 비전 - 쑈왈터 - 모이 논쟁과 페미니즘 문헌 비평의 효용
Dual discourses and Two Versions of To the Lighthouse : Showalter - Moi Controversy and the Use of Texnal Feminism
권석우(Seok Woo Kwon)
UCI I410-ECN-0102-2009-840-005750167

일레인 쇼왈터와 토릴 모이사이의 울프의 자웅동체에 관한 해묵은 논쟁은 일단 자웅동체 또는 남녀가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이론적 기치 아래 모이가 판정승을 얻었던 것처럼 세간에 비쳤다. 그러나 이는 논의의 본질이, 크리스테바가 주장하는 것처럼 2 단계 또는 3 단계 페미니즘의 구별에 있지 아니하고 각 단계가 2001년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도 동시적으로 필요하다는 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논의는 수정되어져야 한다. 과격한 페미니즘이냐 또는 자웅동체의 페미니즘이냐의 이분법적 선택은 마치 본질주의와 사회구성주의를 둘러쌓던 논쟁만큼이나, 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였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면을 드러낸 점이 없지 않았다(물론 그 논쟁은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것이었지만). 논의의 핵심은 하나의 이론이 그 이론을 산출한 당대에 얼마나 적합하고 정치적인 유용성이 있는가에 두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구태의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소위 제 2기 페미니즘인 급진적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여전히 유효하며, 제 3기 페미니즘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더불어 필요하다는 것을 이론적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논구하기 위하여 페미니즘 문헌 비평을 도입한다. 이는 울프의 다성적 목소리 가운데 진정한 목소리와 의도를 갖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등대로』의 수고(holograph)와, 또 세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두 상이한 판본(호가쓰 판본과 하코트 브레이쓰 판본)의 비교연구를 통하여, 울프는 페미니스트로서의 분노와 좌절을 자웅동체라는 보호막 아래 표출했다는 것을 밝힌다. 호가쓰 판본이 정본인가 또는 하코트 브레이쓰 판본이 정본인가 하는 문헌 비평학적 논의 또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울프는 놀라웁게도 상이한 두 작업 속에서 과격한 페미니즘과 자웅동체의 페미니즘의 동시적 필요성을 두 개의 상이한 모더니스트 텍스트에 구현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정치적으로 더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경향을 띄는 하코트 브레이쓰 판본이 울프의 의도를 더 잘 드러낸다는 주장의 실제적 효용성을 밝히면서, 이러한 작업이 정본의 "정할 수 없음"(undecidability)을 주장하는 후기구조주의적 페미니즘 문헌 비평에 대한 한 수정안이 될 수 있음을 본고는 주장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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