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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상징계 질서에 저항하는 실비아 플라스의 분노 - "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
Sylvia Plath`s Rage against the Symbolic Order : " I Must Shriek "
박주영(Joo Young Park)
UCI I410-ECN-0102-2009-840-005750218

실비아 플라스의 시는 가부장적 상징계 질서가 성을 논의하면서 위계론적인 이분법에 의존하고 있음을 히스테리칼한 언어로 항의한다. 플라스의 시는 남성주체를 강력한 것으로 만듦과 동시에 여성주체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기존의 상징질서에 대한 분노이자 절규이다. 따라서 플라스의 시적 화자는 기존 상징질서 안에서 여성주체의 복합적인 위치(complex position) -여성이 그 질서 내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지만 특이한 형태로 편입되어 있는- 에 주목함으로써 이런 위계적인 구도를 전복하려는 목소리이다. 정신분석학은 여성을 거세되고 결핍된 존재로 묘사하면서 타자로서의 여성을 확립시킨다. 특히 라깡의 남성지배적인 내러티브는 상징계질서에 여성이 편입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여성은 상징계 질서로 대변되는 아버지의 법과 아버지의 언어에 `절대로`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성적인 욕망의 구조로 구성된 언어는 상징계 질서에 충분히 진입하지 못한 여성을 단지 `부속품`(a category)이나 `결굅`(a lack)으로 규정짓는다. 이처럼 라깡식 담론은 여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합리적 매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라깡식 정신분석 담론은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적 정체성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이와 달리 플라스의 시는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하더라도 그런 여성적 정체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에 의해 희생되는 여성화자를 극적으로 재현함으로써 플라스의 시는 억압된 것의 복귀(the return of the repressed)를 상징한다. 시에서 나타나는 여성화자의 `비명`(shriek)은 여성주체가 수동적인 여성성(femininity)의 규범에 순응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침묵을 지키는 대신에 플라스 화자는 `비명`을 통해서 분노를 표출한다. 가부장에 대한 조롱과 분노로 가득찬 화자의 언어는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자신의 경험을 표현 할 수 있는 언어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화자의 언어는 `비명`과 절규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 절규와 `비명`을 통해 여성화자는 가부장적 사회를 전복하는 수단으로서의 여성 히스테리 담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상징계 질서에 대한 반발로서 `비명`은 상징계 질서에 대한 저항이자 비판이다. 이처럼 플라스의 시는 여성주체로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지배적인 가부장적 담론애의 도전임을 보여준다. 화자의 `비명`은 상징계 질서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침묵의 틈새를 뚫고 나옴으로써 가부장사회를 위협하는 전복의 힘이된다. 이렇게 파악해볼 때 플라스의 시는 상징계 질서안에서 여성성이 처해있는 복합적인 위치를 페미니스트 입장에서 조명한 것으로 읽어낼 수 있겠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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