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著聞集』의 編者 橘成季는 화중화말(話中話末)의 평어(評語) 속에서 귀족적 공공성(公共性)이 재대로 구현돼 있는 사상(事象)에 대해서는 극히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바, 이로 볼 때 기본적으로는 「예(例)」 지향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본문 중의 주기(注記)부분을 검토해보면 한편으로 사물을 상대화시켜 보려는 시각 또한 견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전시대의 귀족 취향의 소재와 함께 당대의 서민을 다룬 이야기가『古今著聞集』 안에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例』 뿐만 아니라 상식과 주관으로 사물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