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74.227
3.17.74.227
close menu
북한 시의 형성과 전개 - 송가 , 서사시 , 서정시를 중심으로 -
The Birth and the Development of North Korean Poetry
오성호(Seong Ho Oh)
배달말 28권 159-188(30pages)
UCI I410-ECN-0102-2009-710-005132035

이 논문은 북한 시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송가, 서사시, 서정시가 형성되는 과정을 살핀 것이다. 북한의 시가 북한 시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 것은 김일성이 토지개혁을 비롯한 제반 `민주개혁`을 수행하면서부터였다. 이 개혁을 통해 김일성은 자신이 해방과 새 역사의 주체임을 인민들에게 확인시켰다 북한의 시는 이와 같은 민주개혁의 바탕 위에서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송가와 서사시, 그리고 서정시들이 그것으로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새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한편, 새 시대의 인민들이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했던 것이다. 우선 송가는 김일성이 해방과 새 역사의 주체임을 선언함으로써 민중들의 잠재의식 속에 간직되어 있던 민중적 메시아에 대한 꿈을 일깨우는 한편 김일성이 바로 그 메시아임을 알렸다. 서사시는 송가의 김일성이 어떻게 해방과 새역사의 주체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서사시가 말한 것은 김일성이 지닌 도덕의 힘과 덕성이었다. 김일성의 형상이 보여 준 도덕의 힘과 덕성을 통해 천지만물과 인간이 상호 감응하는, 그리고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감응케 하는 새시대-황금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말한 것이었다 결국 그것은 수령과 인민의 관계, 즉 수령에 의한 인격적, 도덕적 감화와 이에 감응해서 본래의 순결성을 회복하고 한마음으로 수령을 믿고 따르는 인민이라는 건국의 이상을 제시한 것이었다. 서정시는, 국가와 인민에 대한 의무에 대한 자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증산의 열의를 부추기기 위해서 씌어졌다. 서정시는 근본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현재의 의미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공포와 고통의 기억으로 채워진 과거를 현재와 대비시킴으로써 인민들에게 수령의 은덕을 일깨우고 그에 보답해야 한다는 윤리적 자각을 일깨우는 한편, 국가 건설의 물적 토대를 다지기 위한 희생과 헌신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서 서정시는 일체의 사심 없이 보은의 정성을 바치고 증산에의 각오를 다지는 시적 주체를 내세웠다. 결국 서정시는 보은이라는 사적 윤리와 국가와 인민에 대한 공적 윤리를 동일화함으로써 인민들을 동원하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이 송가와 서사시와 서정시들은 북한 시가 전개되어 나아갈 방향과 추구해야 할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의 북한 시는 초기의 송가, 서사시, 서정시가 말한 것들을, 각각의 시대가 제기하는 과제에 비추어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형성, 유지, 강화에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시는 북한 정치의 결과가 아니라 거꾸로 북한 정치를 이끌어낸 동력 중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