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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논문 : 필립 라킨의 사랑의 시
Articles in English : Philip Larkin`s Love Poems
노저용(Jeo Yong Noh)
현대영미시연구 5권 281-308(28pages)
UCI I410-ECN-0102-2009-840-00443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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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라킨은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몇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으며, 임종 때까지 30년을 헐(Hull) 대학교 도서관에서 근무했다. 그의 작품은 생시에 출간한 두 권의 산문집을 제외하면 두 권의 소설과 네 권의 시집이 전부이다. 그는 과작(寡作)인 시인으로 사후에 그의 작품 의로인인 앤서니 스웨이트(Anthony Thwaite)가 1988년에 출간한 『시 전집』(Collected Poems)에는 단지 172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킨의 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적 분위기와 중산층 영국인들의 경험과 영국 사회를 잘 반영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또 그는 50년대에 영국 시단을 주도했던 "운동"(The Movement)이라는 일군의 시인들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으로 평가 받아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상 그의 작품이 단순, 간결해 보이지만 빼어난 기교로써 복잡한 경험과 감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본 논문에서는 라킨의 시 작품 중에서 사랑에 관한 작품의 주제를 그의 시론에 입각하여 분석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주로 결혼, 이별, 사랑의 기만, 부부관계와 같은 연인들의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들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연구??초점은 라킨이 이러한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있고, 그의 사랑 시의 특질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에 두어져 있다. 이러한 접근이 라킨 연구에 있어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연구되어 온 것을 시인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조망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라킨은 자신의 시 창작 원칙을 1956년에 있었던 한 회견에서 밝힌 바 있는데, 이 회견에서 자신은 자기가 보고,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자신의 시작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의무는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는 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그의 시 창작 원칙은 근본적으로는 영국 철학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경험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즉 라킨의 창작원리는 이론이나 추상적 사상에 기초를 둔 시가 아니라 시인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되 자신의 상상력을 첨가하여 보통의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것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결과로 그의 시는 흔히 일반적인 통념으로 영원, 행복, 슬픔을 대변하는 사랑, 결혼, 이별 등이 인간의 삶 자체가 그러하듯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 자체가 영구한 것이 아니라 유한적인 시간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대적인 종교적 가치를 상실한 현대인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인간의 삶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영원을 전제로 한 사랑, 결혼 등의 남녀 관계도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킨의 시의 특질은 낭만적인 시인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이고 영원 불변하는 세계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가변적 현실 세계와 보통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적인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환상이 없는 인간 삶의 또 다른 실재를 제시한 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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