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모더니스트 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성별 유동성을 남녀 양성론의 논의를 통하여 밝혀보고자 함에서 출발하고 있다. 필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양성론을 시작으로 하여 프랑스 페미니스트 엘렌느 식수, 루스 이리가레이, 트린 민-하의 양성론 비판과 더불어 모더니스트 시인들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힐다 두리틀을 비롯한 모더니스트 작가들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기본적으로 남녀 양성론의 논의가 여성중심적인 시발점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적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점에 있어서 힐다 두리틀(에이취 디)의 은유 "해파리"(jelly-fish)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수용하는 양성적인 모델을 상징하는 것으로 제시된다. 논의를 전개해 감에 있어서 필자는 파운드를 양성론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작가로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마치 윌리엄스가 그의 여성성의 긍정과 획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중심주의자로 남아 있는 것처럼, 파운드도 여성성의 획득에도 불구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의 공존을 의미하는 양성주의자로 규정하기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파운드에 있어서 그의 유동적인 성별 표현을 주시하면서 그의 모순적인 때로는 애매모호한 성별 표현이 그의 시학과 그와 연결된 다른 관심사들에 연쇄적으로 파급되는 영향을 그의 작품 속에서 알아봄이 중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