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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초기소설의 특질
A Feature on Seo Ki - Won`s the First Term Novels
배경열(Kyeong Yeol Bae)
배달말 29권 107-134(28pages)
UCI I410-ECN-0102-2009-710-004454463

1950년대의 전후 소설들에서 전쟁 체험이란 원체험과도 같은 것이다. 당시의 소설들은 그 어느 것도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다. 염상섭이나 황순원과 같은 소위 구세대 작가들에게 있어서나 전후세대 작가들에게 있어서나 예외는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은 당대 작가들에게 있어서나 예외는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은 당대 작가들의 작품 속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염상섭이 「취우」에서 전쟁을 일상성의 차원에서 형상화하고 한갓 지나가는 소나기로 비유했다 할지라도, 황순원이 많은 단편들을 통해서 전쟁으로 인하여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의 세계를 그림으로써 자신의 소설세계를 이어 나갔다 할지라도 그들에게 전쟁이 커다란 무게로 다가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 무게는 전후세대 작가들에게 더욱 컸을 것인데, 식민지시대와 해방이라는 역사를 경험한 구세대 작가들과는 달리 그들에게는 전쟁과 견줄 만한 역사의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전쟁은 그대로 무너짐이었고 전쟁이 `무엇을` 무너뜨렸는가 보다는 전쟁이 `무너뜨렸다`는 사실 자체만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당대의 전후세대 작가들에게 한국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과 동일시되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무너짐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다. 서기원이 초기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중심 모티프가 바로 이 `무너짐`이다. 무너짐의 구체적인 내용은 작품에 따라서 모랄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실존 그 자체일 수도 있지만 `무너짐` 그 자체는 초기 소설의 핵심적인 내용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렇지만 그는 무너짐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벗어 날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하겠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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