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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현대 말레이시아 입헌군주의 정치 , 사회적 영향력에 관한 연사적 연구
The Invention of Tradition : The Royal Power of Contemporary Malaysia in a Historical Perspective
소병국(Byung Kuk Soh)
UCI I410-ECN-0102-2009-910-003785383

본 연구는 말레이시아에서 전통사회의 절대군주제가 식민지배와 전후 탈식민지화 그리고 독립이후 급속한 현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입헌군주제로 그 체제가 현격히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서양과는 달리 입헌군주인 술탄이 여전히 정치, 사회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원인을 역사적으로 고찰한다. 멀라까 왕국 시기에 확고한 통치제도로 성립된 술탄제도는 전통사회에서 말레이인의 정체성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었다. 이후 영국식민지배 하에서 술탄은 종교와 관습적인 분야를 제외하고 사실상 절대군주로서의 실권을 상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식민정부는 말레이인들에 대한 원활한 통치를 목적으로 그들의 정치적, 종교적 수장인 술탄들에게 막대한 급여를 제공하며 그들의 외관상 지위를 유지시켰으며, 나아가 왕권의 경쟁자들인 여러 귀족계층을 식민지체제의 관리로 편입시킴으로써 왕위다툼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따라서 술탄들은 그들의 신하에겐 여전히 존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머물러 있었다. 1942년 말라야를 점령한 일본은 점령 초기엔 영국 식민정부와는 달리 술탄제의 유지를 위해 별다를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42년 말부터 전세가 일본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자 일본 식민정부는 말레이인들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술탄에 대한 입장을 바꿔 영국인들과 유사한 정책을 폈다. 이로 인해 2차 대전 중에도 술탄들의 외관상 지위는 변화됨이 없이 여전히 말레이민들의 정체성의 핵으로 남아있었다. 전후 영국의 말라야 연방의 도입은 말레이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이 연합안을 철회시키기 위해 다또 온 빈 자파르를 중심으로 한 말레이 민족주의자들은 말레이인들의 단합된 협력을 위해 이들의 정체성의 중심인 술탄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인지하고 그들과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맺으며 결국 1948년에 연합안을 철회시키고 독립의 기본 체제인 말라야 연방안을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말레이시아의 술탄들은 전전, 전중, 전후의 시대 변화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말레이인들의 정체성의 핵심으로 존재했다. 독립이후 1957년 헌법에 따라 술탄들은 입헌군주가 되었다. 그러나 이 헌법은 다민족 사회에서 술탄들에게 말레이인들의 특별한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여전히 현대 말레이시아에서도 비교적 막강한 정치,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3년과 1993년에 소위 "헌법적 위기"를 통해 그 영향력이 다소 위축된 면을 보이고 있으나 말레이시아에서 술탄들이 말레이인들의 민족의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한사회 전반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은 쉽게 희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술탄과 말레이인의 정체성의 관계는 멀라까 왕국의 성립이래 오랜 시기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온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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