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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백석시의 음식 담론고
The Study of the Food Discourse on Paek Seok`s Poem
강외석 ( Oe Seok Kang )
배달말 30권 129-152(24pages)
UCI I410-ECN-0102-2009-710-003828410

백석 시의 음식 담론의 배면에는 삶의 심각한 훼손과 문화적 현실의 붕괴에 대한 자각적 인식이 은폐되어 있다. 그의 음식 담론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응 또는 극복 방안으로 모색의 방향을 틀고 있다. 백석 시의 음식 담론은 시간 형식상 과거와 현재 공간의 두 층위에서 연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즉 추억의 공간에서의 음식 담론과, 현재 공간에서 하나는 여행시의 형상화를 통한 담론, 다른 하나는 갈매나무의 정신 세계를 지향하는 거점으로서의 음식 담론이다. 추억 공간에서 시인은 유년기의 추억을 회상함으로써 음식 속에 내장된 생의 활기와 에너지로 충일했던 총체적 삶의 원형을 탐색하고 있다. 유년의 회상을 통해 시인은 자아와 세계의 총체적 합일을 이루었던 순수했던 삶을 복구하려는 노력을 쏟는다. 그러나 과거 공간의 탐색에 대한 한계성을 인식한 시인은 현재 공간 인식의, 곧 의식상의 성인 의례를 거친다. 삶의 활력을 소진한 채 불모적 환경의 이방 영역을 떠돌면서 음식을 통해 시인은 그 외로움의 현실을 견뎌내는 힘을 얻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 고난을 정신적으로 극복하는, 즉 절망의 하강 구조에서 상승의 극점으로 역전시키려는 노력, 이른바 갈매나무의 정신 세계를 표명한다. 백석에게 있어서 삶은 관념일 수 없다. 그가 철저하게 구체성의 미학에 집착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삶이란 결국 구체성의 토대 위에서 형성되는 것임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은 민족 삶의 가장 구체적인 부분이며, 또한 변질될 수 없는 민족 문화의 측면이다. 백석시의 음식 담론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그 시사적 의의 또한 여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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