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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최인훈의 소설에 나타난 "방송의 소리" 형식 연구
A Study on the "Voice of Broadcasting" Style in Choi In-Hoon`s Novels
서은주 ( Eun Ju Seo )
배달말 30권 199-219(21pages)
UCI I410-ECN-0102-2009-710-003828187

이 연구는 최인훈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송의 소리` 형식이 지닌 소설 미학적 의미에 대한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형상적 재현보다는 인식론적 사유를 위한 관념적 재현이 주를 이루고 있는 최인훈의 소설세계에서, 다양한 집단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매개적 장치로서의 `방송의 소리` 형식은 매우 유효한 소설적 장치이다. 「구운몽」 에서의 `방송의 소리`는 주로 구체적 상황에 대응하는 감정적이고 직설적인 발화를 보인 반면, 『서유기』에서는 발화의 내용이 이데올로기적 담론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총독기』, 「주석의 소리」에 오면`총독`이나 `주석`의 단일하면서도 독점적인 발화로 전면화된다. 최인훈은 `방송의 소리` 형식을 통해, 근대적 메카니즘과 결합한 공적 담론은 개인으로서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권위를 지니지만, 동시에 그 절대성을 의심해 봐야하는 불신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의 소리` 형식은 개인을 압도하는 사회적 담론의 일방성과 폭력성을 표상하는 유효한 장치로 기능한다. 또한 비현실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환상성과 결합시킴으로써 특정 담론뿐만이 아니라 모든 담론이 사실은 허구적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최인훈은 한국의 어떤 다른 작가보다도 이러한 근대적 담론의 문제에 천착했고, 자신의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한 형식으로서 `방송의 소리` 형식에 주목했던 것이다. 따라서 최인훈은, 하나의 형식이 일정한 내용을 담는 도구적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 자체가 인식론적 차원의 의미로 해석되는 드문 사례를 `방송의 소리` 형식을 통해 구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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