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경우」라는 한 어를 예로 들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에 있어서 각각 어떠한 의미용법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경우」의 유의어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고찰했다. 고찰한 결과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경우라는 말은 17세기말경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던 말인데 그 의미는 어떤 개인 혹은 어떤 집단이 겪은 불행한 경험이나 고통, 그리고 順境보다는 逆境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중국어의 「경우」는 늘 플라스적 의미보다 마이너스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볼수 있다. 2. 일본어의 「경우」는 이 세상에서 인간이 처한 총체적 상황, 예컨대 경제적 상황, 가정환경, 대인관계등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명치시대의 「경우」는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환경」의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정시대 후기에 이르면 「경우」의 예는 점차 줄어들고 「환경」이라는 말이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환경」이 일시적으로 「경우」의 의미를 분담하지만, 그것이 「경우」에서 분리된 후로는 「경우」는 그 본래의 의미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3. 일본어의 「경우」의 유의어 가운데서 특히 「환경」은 일본의 조어가 아니고 漢籍의 것을 再生轉用한 것이고,「環象」은 번역어라는 사실이다. 4. 이번에 조사한 자료의 범위에 한해서 말하면, 1890년대말부터 1920년대초까지의 한국어의 「경우」는 대개 「어떤 상황, 생활상태, 때, 지위」등의 의미로 사용된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현대한국어의 「경우」는 「조건」이라든가, 「때, ~하는 한, 사례,」등의 의미로 사용되는데 때로는 생략되기도 한다. 5. 한국어의「경우」의 유의어는 대부분「境」자와 결합하여 생긴 조어인데 그 가운데서 특히「地境」은 중국어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말로 한국어 특유의 뜻을 지닌 한자어로 볼 수 있다. 6. 1920년대의 한국어, 예컨대 「경우」「환경」이라는 말은 일제치하라는 특수한 사정으로 해서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