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는 세종 29년(1447)에 초간 초쇄본이 출간되어 널리 배포되었으나 지금은 권1,2 1책만 전한다. 그 뒤 16세기 경에 초간본을 찍은 목판으로 다시 책을 인출하였는데, 이 초간 후쇄본은 불에 타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고, 자획과 방점의 마멸, 노랫말 장 차례의 임의적인 변개가 있기는 하나, 10권 5책이 온전히 전하여, 용비어천가 애초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 뒤 용비어천가는 초간본의 판식을 따른 여러 중간본을 간행하였는데, 제1차 중간본은 광해군 4년(1612)에 초간본을 판하로 복각한 것이고, 제2차 중간본은 효종 10년(1659)에 새로운 판하를 써서 중간한 것이며, 제3차 중간본은 영조 41년(1765)에 제2차 중간본의 책판 중에서 훼손된 것만을 보각하여 간행한 것이다. 용비어천가 각 판본에 해당하는 여러 책들은 규장각 도서관에 주로 보관되어 있으나,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계명대학교 도서관에도 일부 판본들이 보관되어 있다. 이 밖에도 초간본의 판식과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용비어천가가 있는데, 그 하나는 세종실록에 실려 있는, 용비어천가 한시의 일부와 국문가사로 흔히 실록본이라 부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용비어천가 한시의 일부와 이 한시를 새로이 번역한 국문 가사가 실려 있는 `龍飛御天歌 뇽비어텬가`라는 제목을 가진 것으로 `용비어천가 약본`이라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