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와 후기라는 두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았던 기존 논의와 다르게 김수영의 시는 초기, 중기, 후기의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김수영 시를 세 시기로 나누고 중기시의 특질을 규명한다. 이 시기는 4?19와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그 맥을 같이 한다. 4?19 이후의 시에서 김수영은 풍자를 통한 현실 비판 인식을 보여준다. 5?16 이후 쓰여진 <新歸去來> 연작에서는 구조화된 의미를 지양하고, 언어유희와 의미 없는 반복을 통해 현실 도피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전자는 풍자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향하고, 후자는 구조화된 의미를 초월하려 한다는 점에서 ‘해탈’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수영은 이 양자 중 어느 하나를 택일하지 않는다. 그는 풍자와 해탈을 동시에 밀고 나가며 그것들을 변증적으로 발전시킨다. 이는 “적”을 친구와 가족처럼 함께 가야할 동반자로 인정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후 후기시에서 김수영의 대표작이라고 평가되는 ?현대식 교량?, ?거대한 뿌리?, ?사랑의 변주곡?, ?풀? 등의 시편들이 보여주는 부정을 통한 화해와 긍정의 세계는 중기시의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항들을 구체적인 작품 분석을 통해 해명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This essay sees the possibility of categorizing Kim Soo-Young's poems by three periods instead of two periods, the first term and the latter period as in the established studies. This essay will categorize his poems by three periods and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 middle period poems. This period goes with the historical events such as 4?19 and 5?16. In poems after 4?19, Kim Soo-Young shows his critical recognition on the reality through satire. In <신귀거래> series written after 5?16, he sublates structured meaning and shows the world of escaping from reality through punning and meaningless repetition. The former points to meaning in the sense of satiric, the latter is a kind of nirvana in the sense of trying to transcend structured meaning. But Kim Soo-Young did not chose either of them. He pushes satire and nirvana at the same time and develops them dialectically. This results from admitting enemy as companion with whom he should go like a family. In the latter poem, the world of reconciliation and affirmation through denial showed in his representative poems such as ?현대식 교량?, ?거대한 뿌리?, ?사랑의 변주곡?, ?풀? etc. is possible based on this kind of foundation of the middle period poems. The purpose of this essay is to throw light on these factors by concrete analysis of his po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