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기존의 과학기술 대중화정책이 지니고 있던 엘리트주의적·계몽주의적 접근법의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최근 유럽에서 발전되고 있는 `합의 회의`를 소개함으로써 보다 참여주의적인 과학기술 대중화정책을 모색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기존의 과학기술 대중화정책은 일반대중을 과학기술 전문가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몽되어야 할 피동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엘리트주의적·계몽주의적 모델에 입각해 있는 기존의 과학기술 대중화정책은 애초 의도한 효과는 커녕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만을 가중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1980년대 후반 이후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합의 회의` (consensus conference)는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과학기술상의 이슈에 대한 토론에 일반대중도 전문가들과 동등하게 참여하는 것을 제도화함으로써 과학기술정책 형성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적 이해 역시 증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 대중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새로운 모델은 참여민주주의의 확대와 정책 효율성의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은 이러한 새로운 모델이 과연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글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