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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 Stilling 의 " Henrich Stilling " 에 나타난 정체성의 문제
Das erinnerte Ich : Die Problematic der Ich - Identitaet in Jung- Stillings Henrich Stilling
전창배 (Chang Bae Jeon)
괴테연구 10권 269-287(19pages)
UCI I410-ECN-0102-2008-850-001122658

18세기 중반이후 독일에서는 자서전과 자전소설들이 많이 창작되기 시작하여 한 개인의 인생전체에 대한 회고와 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전소설들은 사회심리학적 성찰의 경향을 띄거나, 혹은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자신의 인생을 서술하거나, 또는 루소의 『고백론』 을 표본으로 하여 자신의 삶의 체험에 관해 가식 없이 진솔하게 토로하였다. 이러한 자전소설들은 일반적으로 끊임없는 자기관찰과 함께 자신의 삶의 주요 사건들을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자 하는 내면의 강력한 욕구에 의해 탄생된다. 그런데 융 슈틸링의 자전소설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의 욕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권유에 의해 창작되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바로 괴테의 권고에 의해 융 슈틸링은 자전소설을 창작하게 된다. 괴테는 슈트라스부륵 대학 시절에 의학을 공부하던 융 슈틸링을 알게되었다. 모든 것이 오로지 신의 가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믿으며, 자신의 삶 또한 오로지 신의 인도에 맡기고, 또 신의 확고한 존재에 대해 열정적으로 역설하는 융 슈틸링을 접한 괴테는 그의 이 신비한 믿음에 깊은 관심을 갖게되었고 급기야는 슈틸링에게 자서전을 써볼 것을 권하였다. 이렇게 창작된 융 슈틸링의 자전소설은 강한 믿음의 증거로 점철되어 있다. 생의 처음부터 슈틸링은 하나님의 가호에 맡기고, 모든 일상생활의 일들이 단지 신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믿는다. 소설 전체에 걸쳐 사건의 진행을 결정적으로 추진시키는 것도 오로지 신의 뜻밖에 없다. 자기자신 고유의 의지나 의식은 오히려 단지 이러한 신의 뜻을 이해하는 데 방해물로 이해될 뿐이다. 이러한 관점은 모릿쯔의 안톤 라이저와 비교해보면 정 반대의 현상으로 나타난다. 모릿쯔의 안톤 라이저는 종교적 자아의 무의식에서 자아를 의식하는 즉, 자아를 발견하는 데 반해, 헨리히 슈틸링은 철저히 자아를 무시하고 종래에는 자아를 완전히 부정한다. 여기서 우리는 자아의 정체성과 연관하여 심리적으로 주요한 요소들을 포착할 수 있다. 경건주의 신앙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심리적 측면의 부정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아의식의 소멸이다. 내면에 침잠하여 오로지 신의 계시를 직감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경건주의적 수양은 자아에 대한 의지나 욕구를 그 싹에서부터 없앰으로써 자아의식의 생성 자체를 저지한다. 여기에 더하여 경건주의는 일상생활에 긍정적으로 결과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신의 가호와 인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자아의 의지를 중심으로 자신이 직접 이룩하였을 때 느끼게 되는 성취감이란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 슈틸링은 자아의 정체성 형성에 필수적 요소인 성취감을 체험해보지 못한다. 이처럼 자아의 성찰을 통한 자아형성은 슈틸링에게 있어서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더하여 경건주의적 종교관은 개인의 자아형성에 있어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헨리히 슈틸링은 현실감각을 상실하게 되며,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력을 잃게 된다. 여기에 슈틸링이 정체성형성에 좌절하게 되는 원인이 놓여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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