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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헨리 제임스의 『대사』에 나타난 환영의 이미지
The Phantasmagoric images in The Ambassadors
조동인 ( Dong In Cho )
세계문학비교연구 17권 109-124(16pages)
UCI I410-ECN-0102-2008-800-002561288

헨리제임스의 『대사』는 단순한 줄거리로 짜여져 있지만 독자가 한번의 호흡으로는 읽어나가기 어려울 만큼의 긴 문단과 독특한 문체, 그리고 수준 높은 어휘들로 가득 차 있다. 글의 마지막, "자 이제 여기까지 오게 되었군요"(347)라는 메시지는 텍스트의 내용에 있어서 도착점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상태만을 지향할 뿐이다. 헨리제임스의 이러한 글쓰기 전략은 작가의 권위를 축소하고 독자들을 텍스트와 작가로부터 해방시켜 독자 나름대로의 해석과 글의 마무리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확정성과 단정을 벗어나는 그의 이러한 글쓰기 전략은 환영의 이미지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빛과 어둠을 오가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모호한 존재인 환영내지는 유령의 모습이 글의 흐름 속에서 발견된다. 그러한 모습을 함유하는 인물 중에 하나가 스트레더(Strether)이며 그는 마치 "환영같은(phantasmagoric)" 혹은 "유령(apparition)"(331)같은 이미지들을 경험한다. 글로리아니(Gloriani)의 정원 파티에서 그는 사물들을 명료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의 "이미지들의 습격(assult of images)(120)을 경험한다. 그는 "이중적인 의식"(double consciousness) (18)에 사로잡혀 마리아 고스트리(Maria Gostrey)를 향해 걸어갈 때 밟은 "부드러운 잔디"가 그 자신과 인식의 딱딱한 경계선에서 모호해짐과 동시에 "뿌연 영국의 햇살"(20)속에서 떠다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스트레더의 몽환적인 모습은 몽환상태가 구체적이고 분명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특정적이고 고착적인 상황의 진술이 아니라는 면에서 헨리 제임스의 "진술하기(state)"(Letters 2:254)에 대한 거부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임스는 "진술하기"를 떠나 최대한 의미를 보류하기를 좋아하였다. 그는 의미가 진술될 때 갖는 의미의 일회적인 구체성을 벗어나 다중적이고 다양한 의미를 함유하기를 원했으며 나아가서는 상반적인 의미와 이미지조차도 함유하는 독특한 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었다. 소리와 정숙, 순수와 경험, 과거와 현재, 넘침과 공허, 빛과 어두움의 상반성을 다중적인 의미와 함께 그는 작품에서 잘 드러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빛과 어두움의 상반성을 넘나들며 떠도는 환영의 이미지는 헨리제임스의 작품에 대한 단정적인 해석을 거부하는 텍스트의 열림과 맞물리고 있으며 또한 신비감마저 불러일으킴으로써 『대사』를 대하는 독자들에게 무한한 재량권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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