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마르크스주의 내부에서 유토피아 논의가 별다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한 까닭은 아마도 마르크스주의 진영 내에서는 자신들의 이론체계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발견한 사회·역사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반대 진영에서는 오히려 마르크스주의를 유토피아라고 격렬하게 비판해왔는데, 그 비판의 초점 이 포퍼처럼 역사발전 `법칙`에 맞춰지는 경우도 있었고,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공세로서 공산주의의 미래상이나 프롤레타리아트의 궁극적 승리, 국가의 소멸과 같은 부분적인 주제에 놓여지기도 했다. 이 글은 마르크스가 유토피아를 사회주의의 전개 과정에서 `현실성`을 결여한 초기 사회주의자들의 도덕적이고 인간주의 적 인 측면과, 사회주의 진영 내에서의 다양한 분파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부르주아 진영의 계급 지배를 옹호하는 이데올로기를 공박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사용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가 `과학` 이고 다른 여타의 이론들은 잘못된 지식으로서의 `이데올로기` 라는 구도에서 유토피아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 또는 마르크스주의의 유토피아 비판 역시 자신들의 이론적이고 신념적인 체계라는 의미에서 하나의 이데올로기라는 구도를 택할 것이다. 말하자면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을 일방적 관점에서 거부하기는 어려우므로, 마르크스의 이론체계와 다른 이론체계들 사이의 차이점에 주목하고자한다 그리고 이 차이점이 실천`과 `현실성`, `사회 이행의 문제` 에서 성립하는 것임을 보이고자 한다 덧붙여서 이데올로기나 유토피아적 논의가 이제 종언을 맞이했다는 주장자체도 우리 시대의 한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