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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명행정의록>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
Women`s desire in Myunghaengjungeurok
박순임 ( Soon Lim Park )
UCI I410-ECN-0102-2009-810-019913232

본고는 고전소설 <명행정의록>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의 다양한 모습을 검토하였다. 이 작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소장된 70권 70책의 대장편 소설로, 위연청의 세 효자, 위천보, 위천유, 위천강과, 한 효녀 위혜주가 각각 그 배필을 만나 혼인하는 과정과 혼인 이후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과 해결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는, 한 가문과 관련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환경과 관습에 순응하여 부덕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개인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여성들, 남성의 애정을 맹목적이고 일방적으로 구하는 여성들,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극복하고 선계로 들어가 수도하는 삶을 택하는 여성들 등이 서로 갈등하고 서로 돕는 모습을 통해 욕망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반응을 그렸다. 부덕(婦德)을 갖춘 여성주인공들은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기보다 가문 공동체의 화목을 위해 도리를 다하고, 가문을 지키는 데서 자존의 의미를 찾는다. 부덕(婦德)을 버리고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기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여성은 결국 뉘우치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여성의 모습에서는 여성의 개인적 욕망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세계의 폐쇄성이 드러난다. 남성의 외모에 반해 일방적으로 갈구하는 본능적인 애정은 매우 가볍게 다룸으로써 재고의 여지도 없는 패행으로 간주함을 보인다. 그리고 욕망을 극복하고 선계로 들어간 여성을 설정하여 애정 욕망의 허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욕망, 죽음, 고통이 초월되는, 인간의 자기극복의 공간인 선계를 제시하여, 이룰 수 없는 욕망은 곧 초월과 극복의 대상임을 시사했다. 정당한 인물들이, 부당한 욕망을 추구하는 여성을 즉각적으로 징치하지 않고 교화하기에 힘쓰고, 당장의 징벌보다 그 악행이 다하도록 기다림을 택하게 함으로써, 이 작품은, 여타 작품과 다르게, 인욕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리면서 그를 극복하여 무욕의 세계에 이르는 길을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The article studies women`s desire portrayed in the classical literature Myunghaengjungeurok. Myunghaengjungeurok is a lengthy novel composed of 70 books and 70 chapters. The story is about the internal affairs of Weyunnchung family: marriage of three good sons and a daughter of the family, and happenings in polygamous relationships. The women in Myunghaengjungeurok shows different ways of dealing with desire: Some adapt to traditional values, some pursuit their desire unethically, some blindly ask for men`s affection, and some transcend their unattainable desires and lead lives of renunciation. Virtuous women in Myunghaengjungeurok validate themselves by serving for the harmony of their families. By showing unethical women repenting and returning to their obligations, Myunghaengjungeurok portrays the closed society in which women`s desires are not gratified. However, erotic love towards men is considered petty, and by suggesting a supernatural world where death, pain and desire are transcended, Myunghaengjungeurok implies that desire is not an object to persue but rather to overcome.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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