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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앙리 미쇼의 등장인물 플륌 분석
Analyse du personnage Plume d`Henri Michaux
김용현 ( Yong Hyun Kim )
불어불문학연구 77권 39-57(19pages)
UCI I410-ECN-0102-2012-510-000254491

앙리 미쇼의 작품들은 전통적 장르의 틀을 벗어나는 다양한 형식들과 독특한 시적상상력이 특징이다. 미쇼는 현대의 많은 시인들과 달리 새로운 존재들과 대상, 상황들을 창조해낸다. 상상 나라의 부족들과 함께 기이한 이름을 가진 존재들이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그 가운데에서 플륌 Plume은 텍스트의 형식과 인물의 특성에서 매우 독특한 면을 보여준다. 플륌은 13개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플륌이라고 하는 사람」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로 다른 주제로 독립되어 있으며, 콩트의 서술 형식을 빌리고 있다. 미쇼에 따르면, 플륌은 그의 수많은 여행속에서, 보다 넓게는 작가가 처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나며, 작가와 세계와의 갈등에서 `완충장치`의 역할을 한다. 에드가 엘런 포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플륌이라는 이름은 `새의 깃털`이라는 의미에서 존재의 가벼움을 의미하기도 하며, `깃으로 된 펜`이라는 의미에서 글쓰기 자체를 상징한다. 플륌은 한 때 미쇼의 필명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플륌은 단순하고, 유약하며, 무관심하고, 원초적이며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인물이다. 플륌은 먼저, 작품에 언급된 모자와 지팡이라는 소지품, 행동과 성격에서 미쇼가 큰 관심을 가졌던 채플린의 샤를로를 연상시킨다. 또한 플륌은 기상천외한 여러 사건들 속에서 그가 지닌 순진무구함과 순박함을 통해 세상의 폭력과 억압을 대조적으로 드러낸다는 면에서 볼테르의 캉디드를 닮는다. 그리고 여행이 불연속적인 그들의 모험과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두 인물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플륌은 카뮈의 뫼르소와 비교될 수 있다. 부인의 죽음과 재판과정에서 보여주는 플륌의 무관심과 계속되는 잠은 뫼르소가 재판에서 보여주는 부조리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플륌은 미쇼를 대변하는 독특한 등장인물이다. 절망과 허무에서 새로운 전망을 창조하는 캉디드와 뫼르소처럼 플륌은 나약함을 존재의 유연함으로 변모시키는 미쇼의 작품정신을 구현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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