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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접두사 RE-가 표현하는 상이한 가치의 반복
Les differentes valeurs de repetition exprimees par Le prefixe RE-
임정혜 ( Jung Hae Lim )
불어불문학연구 77권 181-199(19pages)
UCI I410-ECN-0102-2012-510-000254502

흔히 반복의 가치를 갖는다고 일컬어지는 프랑스어 접두사 RE-는 사전에서 크게 세 가지 의미로 나뉜다. 첫 번째 의미는 동사가 나타내는 사행의 단순한 반복 (valeur d`iteration), 두 번째 의미는 역행 움직임 (mouvement retrograde) 그리고 세 번째 의미는 이전 상태로의 복귀 (retour a un etat ancien)이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첫 번째 의미만이 반복의 개념과 일치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의미도 문법학자들은 특수한 형태의 반복으로 간주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세 가지 유형의 반복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각 반복 유형의 특성들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먼저, 접두사 RE-는 기저 어휘소 (lexeme-base)가 나타내는 행위의 단순한 반복을 의미한다. 이 때, 접두사 RE-는 구어나 인터넷 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 생산성 (productivite)이 아주 높아 사전에 그 어휘들을 다 표재어로 등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전들 간에도 그 어휘 수의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단순한 반복의 의미를 갖는 경우에라도 접두사 RE-는 같은 행위가 두 번째 일어난 것일 수 있지만, 되풀이되는 행위가 다른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relaver `laver de nouveau` vs reexaminer `proceder a la reevaluation de`). 또한 이와는 달리, 반복의 대상이 반드시 기저 어휘소가 표현하는 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의 주체나 대상에도 적용될 수 있어서 반복이 갖는 여러 의미 효과 (effets de sens)의 원인이 된다. 가령, Je l`ai raccompagne a la gare라는 문장은 `내가 어제 그 사람을 역에 데려다주고 오늘도 같은 사람을 역에 다시 데려다줬다`라는 상황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는 내가 그의 여동생을 역에 데려다주고 오늘은 그를 역에 데려다줬다`라는 상황에도 쓰일 수 있다. 다음은 접두사 RE-가 기저 어휘소가 나타내는 행위의 역행을 의미하는 경우이다. 이 반복 유형은 특히 위치 이동의 의미를 갖는 동사들에서 대개 나타나는데, 다른 두 유형의 반복과는 달리 사전의 정의에서 부사 `de nouveau`가 사용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특성은 영어의 등가어에서 부사 again이 아닌 back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한편 국어에서는 이 동사들의 등가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부사 `다시`로 나타나는 경우뿐만 아니라 (redescendre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오다), 접사 `되`가 사용되는 경우 (relancer 되던지다) 그리고 한자어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reexpedier 반송하다). 한 가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눈여겨볼만 한 점은 부사 <다시> 항목에서 이 의미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인데, 『프라임 불한사전』의 예문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걸어서 다시 내려왔다)이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부사 `다시`의 사용이 필수적인지와 관련해서 함께 생각해볼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접두사 RE-가 이전 상태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경우로, 접두사 RE-를 갖는 파생 동사는 반대의 상태 etat contraire를 전제한다. 동사 reboutonner는 `etre deboutonne 단추가 끌러져 있는` 상태를, regrossir는 `n`etre plus gros 더 이상 뚱뚱하지 않은` 상태를 각각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저 어휘소가 형용사가 아닌 동사들의 경우에는 대다수가 기저 어휘소에 접두사 de-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파생동사들을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기저 어휘소와는 형태적으로 전혀 무관한 동사들을 함축하고 있는 경우들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reconstruire, relever, rebatir, rechristianiser, regagner 등). 여기에 해당되는 동사들은 특히 영어에서는 부사 again보다는 접두사 re-로 이루어진 등가어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고 한국어에서는 부사 `다시`나 접두사 `재`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프랑스어 접두사 RE-는 단순한 반복의 표지를 넘어서 그 의미나 해석이 상당히 복잡하다. 본고에서는 프랑스어 학습자들에게 접두사 RE-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의미 특성들을 살펴보았으며, 한국어 접두사 `재`와 부사 `다시`와의 체계적인 비교, 분석은 향후 과제로 남겨두기로 하겠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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