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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랭보 작품에 나타난 시적 현존(現存)
Litterature Francaise : La presence poetique dans les oeuvres de Rimbaud
곽민석 ( Min Seok Kwak )
불어불문학연구 81권 87-109(23pages)
UCI I410-ECN-0102-2012-760-001010699

시인 랭보는 항상 한 곳에 정체하거나 멈추지 않고 부단히 미래(l`avenir)와 미지(l`inconnu)를 향해 움직이는데, 바로 이런 랭보 특유의 경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시적 시간이 바로 그의 시 세계에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현재(present)`다. 왜냐면 시인에게 있어 `현재`는 다른 어떤 시간보다 생성(devenir)의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하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옥에서의 한 철 Une Saison en enfer』에서 보여준 정신적·예술적 위기를 뒤로한 채, 새로운 시 세계를 창조하려는 랭보의 시적 의도와 경향을 바로 `현재`라는 시간이 가장 잘 드러내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일뤼미나시옹 Illuminations』시집에서의 시적 배경과 진행의 주된 시간은 현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랭보 시 세계의 주된 시간은 다른 어떤 시간 영역보다 현재에 대한 선호와 함께 시인의 시 세계가 전개하듯 시간의 `경계(seuil)`에 위치하면서 그 시적 시간의 이미지들이 형성하는 `즉각성(또는 순간성instantaneite)`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일류미나시옹 Illuminations』 시집은 랭보가 그의 새로운 시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어느 정도로 시간 개념을 중시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이성(理性)에게 A une Raison」라는 시에서는 랭보의 시 세계가 새로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제시되는데, 그것은 바로 `새로운 조화(nouvelle harmonie)`, `새로운 사랑(nouvel amour)`이다. 그리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시인은 "우리들의 운명을 바꿔라. 재앙들을 거르라. 시간으로부터 시작해서(《Change nos lots, crible les fleaux, a commencer par le temps》)" 라고 외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옥에서의 한철』이 보여주는 미혹적이고 몽상적인 시 세계와 시인 자신의 자기 파괴적인 내적 고찰을 통해, 이전의 시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 세계를 추구하려는 랭보에게 있어, 모든 시적 시도는 먼저 시간(temps)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일뤼미나시옹』이 잘 보여주듯 시적 시간은 다양한 다른 시적 요소들과 서로 상호 작용을 아주 짧은 시간에 신속하면서도 그러나 강렬하게 이뤄진다. 현실의 모든 것을 파괴 또는 해체하며, `장소와 사람들을 변형하기`라는 방법을 통해 "모든 모습들 사이에서 온갖 특성을 지니는 존재들과 함께 여러 감정적 집단의 강렬하면서도 신속한 꿈꾸기"로 새로운 시 세계를 창조하게 되는 기본적인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강렬하지만 순간적인 이러한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시 세계는 문학에서 그를 침묵으로 이끌고, 문학에서 시인으로서의 자신을 해체하고 현실에서 일상인으로서의 랭보를 재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시인 자신을 포함한 기존의 모든 것에 대한 끝없는 파괴, 해체 그리고 재창조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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