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0.186.201
3.140.186.201
close menu
KCI 등재
에세 장르 연구 -몽테뉴의 『에세』에 나타난 차용과 자아성찰을 중심으로
Litterature Francaise : Etude sur Le genre de L`essai -pratique de L`emprunt et exercice du jugement dans Les Essais de Montaigne
이선희 ( Seon Hee Lee )
불어불문학연구 81권 205-229(25pages)
UCI I410-ECN-0102-2012-760-000831661

인쇄술의 진보로 말미암아 16세기의 문학은 작품집의 보급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수록내용 및 형태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경험한다. 에라스무스나 로디기누스의 작품집에서 그 특성을 볼 수 있듯이, 고대의 방대한 지식을 당대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고대 문헌의 일부를 인용하거나 발췌하여 "글모음집", "교훈집", "주해서" 등이 다수 발간된다. 프랑스 작가들 역시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이러한 경향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연구는 현재 상당히 미흡하다. "발췌집" 혹은 "잡언집"의 기원은 적어도 고대 아울루스 겔리우스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그 문학적 전통은 일화, 격언, 속담, 교훈 등을 수록하는 보나방튀르 데 페리에, 기욤 부쉐, 베로알드 드 베르빌 등의 16세기 작가들에게로 이어진다. 몽테뉴의 『에세 Les Essais』가 이러한 문학적 배경을 안고 집필되었음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이 논문의 첫 번째 목적이다. 앞서 언급한 아울루스 겔리우스에서 출발하여 16세기의 스페인 작가 페드로 메시아의 중간 단계를 거쳐 몽테뉴에 이르러서, 다른 작가의 글이 어떤 방식으로 한 작품 안에 수용되는지 살펴보면서, "에세 essai"라고 하는 장르의 형성을 고대부터 이어져온 문학 전통 속에서 찾아본다. 두 번째 목적은 다른 작가의 작품을 차용하는 데에 있어서 이전 작가들과 변별적으로, 몽테뉴가 『에세』에서 중점적으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글쓰기 방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일이다. 몽테뉴는 자신의 글이 그저 남의 글을 짜깁기한 책이 아니라는 점을, 단순히 박식함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가 『에세』 전체에 걸쳐 차용한 천오백 여 가지의 일화들은 원텍스트에 서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시 말하면 『에세』안에서 새로운 맥락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활용되어진다. 그것을 차용하는 몽테뉴의 방식은 다양하다. 원작가와 원전을 밝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등장인물과 이야기 전개는 원전과 동일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혹은 더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하다.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건 중요한 것은 몽테뉴가 전개하고 있는 단락의 흐름, 생각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차용해온 이야기, 다른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그 이물질들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의미를 지닌다. 일화의 차용과 시구의 인용으로 점철된 초기에 쓰여진 장들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말하자면 다양한 작가가 쓴 각양각색의 인생담을 빌어 자기 자신의 판단력을 시험하는 것, 비판적 자아 성찰로 이르는 것이 몽테뉴와 이전 작가들을 분명하게 구분 짓는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