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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논어』에 나타난 "권도(權道)"의 논리 구조와 의미 -주희와 왕부지의 관점을 중심으로-
『論語』里出現的"權道"之邏輯結構和意義 -以朱熹和王夫之的觀點爲中心-
이철승
시대와 철학 21권 3호 93-117(25pages)
UCI I410-ECN-0102-2012-150-001871609

『논어』에서 말하는 권도[權]는 마치 저울이 어떤 물건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잘 측정하여 평형을 유지하듯이, 변화하는 현실에서 서로 다른 관점이 대립할 때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고르게 균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의 유학자들은 『논어』에 나타난 이 권도관을 각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주희는 경(經)과 권도가 깊게 관계하지만 궁극적으로 경과 권도는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한다. 그에 의하면 보편 법칙인 경이 구체적인 현실에서 경직된 상태로 적용되지 않고 융통성 있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때 현실의 적용만을 중시하여 경의 내용이 변질되면 안 된다. 경의 내용이 변질되면 그 변질된 내용은 더 이상 경이 아니다. 경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경의 현실적 운용이 바로 권도이다. 따라서 이러한 권도의 실행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고, 오직 성인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희의 논리는 초시공적인 불변의 경 자체와 변화를 전제하는 권도 사이의 논리적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 곧 현실의 변화가 경의 질서 체계 안에서 진행될 경우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실의 변화가 경 자체의 변화를 전제할 때에 가능하다면 기존의 경은 더 이상 경의 위상을 고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권도란 성인만 실행할 수 있다면 성인이 아닌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의 지속은 결국 현실의 중요성에 근거한 권도의 논리가 오히려 비현실적인 관념의 상태에서 관조자의 역할로 제한될 수 있다. 왕부지는 주희의 이러한 관점을 비판한다. 그에 의하면 『논어』에서 보이는 권도의 의미는 학문과 심덕이다. 이 권도는 경과 본질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이 세계의 근거는 늘 변화하는 기이기 때문에 권도가 경보다 먼저이고, 경이란 권도의 실행 속에 내재한 규율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현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란 경을 내재적으로 함유한 권도의 실행을 통해 합리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곧 인간은 늘 변화하는 구체적인 현실에 주목하여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그 현실 속에 내재한 공통의 규율을 찾아 제한적인 보편의 질서의식을 확립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권도를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성인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원리를 깨닫고 노력한다면 누구든지 권도를 실행할 수 있다.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성인이란 예측하지 않은 뜻밖의 상황에서 발생한 일에서만 권도를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인이란 변화의 상황이나 일정한 질서의식이 유지되는 상황에 관계없이 항상 권도를 실행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성인은 세상의 근거를 고요함의 상태가 아니라 운동하는 기의 상태로 여길 뿐만 아니라, 고요함을 운동하고 변화하는 가운데 유지되는 일정한 규율의 상태로 여기기 때문이다. 권도에 대한 왕부지의 이러한 관점은 특수성을 중시하지 않는 초시공적인 원리주의나 제한적인 보편성조차도 거부하며 변화만을 강조하는 현상주의적 태도와 구별된다. 따라서 왕부지의 권도관은 다양성 가운데 통일성을 찾아 직면한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

『論語』里所說的"權道"就像用秤來測量物品的輕重以維持平衡一樣, 意味著當變化的現實中相互不同的觀點對立時, 不偏向任何一方, 維持正常的平衡。以後的儒學者們對『論語』里出現的權道觀從各自不同的觀點進行了重新闡釋。特別是朱熹認爲, 雖然經與權道關係흔深, 但經與權道終究是有區別的槪念。在他看來, 在具體的現實中, 作爲普遍法則的經不應被看做固定不變的狀態來運用, 而是應該被有靈活性地加以運用。這時, 只重視適應現實而使經的內容發生變質是不行的。如果經的內容發生變質, 那마變質的內容就不再是經了。在不喪失經之本義的前提下, 對經的現實運用就是權道。因此, 這種權道的實行不是普通人所能達到的境界, 而只有聖人才能做到。然而, 朱熹的這種邏輯在超時空的不變之經自身和變化前提下的權道之間會發生邏輯上的衝突問題。卽如果說現實的變化是以經自身變化爲前提時才可能的話, 那마現在的經就不會再固守經的位相了。령外, 如果說只有聖人才可以實行權道的話, 就會導致普通人生活的地方發生的無數問題從根本上無法解決的情況。這種情況的持續, 最終會導致以現實的重要性爲根據的權道之邏輯, 反而會在非現實性的觀念狀態下限制旁觀者的作用。王夫之批判了朱熹的這種觀點。在他看來, 『論語』里體現的權道之意義在於學問和心德。權道和經在本質上沒有區別。由於世界的根源在於經常變化的氣, 所以權道早於經, 經是內在於權道實行中的規律。因此, 在具體的現實社會發生的多種問題之解決方法, 就是通過內在地含有經的權道之實行來維持合理的均衡。즉人類要在關注經常變化的具體現實倂解決問題的同時, 還要조出現實中內在的共同規律, 確立有限制的普遍之秩序意識。령外, 能구實現這種權道的人不一定非得是聖人。醒悟了這種原理倂努力的話, 不管是誰, 都可以實行權道。所謂徹悟世間情理的聖人, 不是只有在意料之外的事情發生的情況下才實行權道的人。不管情況是否發生變化, 所謂聖人總是能구實行權道。這是因爲, 聖人不但認爲世界的根源不是安靜的狀態, 而是運動的氣之狀態, 而且認爲安靜是運動變化中維持一定規律的狀態之緣故。王夫之的這種對權道之觀點是不重視特殊性的超時空之原理主義, 或者連限制的普遍性都否定, 與只强調變化的現象主義之態度相區別。因此, 對於試圖在多樣性中조出同一性, 明智地解決面臨問題的人, 王夫之的權道觀可以說是有意義的。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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