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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발레리에게 있어서 프시케의 재형상화 -「발걸음」에 대한 생성비평적 연구
Psyche refiguree chez Valery -une critique genetique des Pas
김시원 ( Si Won Kim )
불어불문학연구 85권 153-170(18pages)
UCI I410-ECN-0102-2012-360-002252179

발레리의 시 세계에서 시 「발걸음」은 다양한 변천과정을 거쳐 완성본에 이르기까지 많은 미간행 텍스트들을 남겼다. 이 미 간행 초고들은 결정판 텍스트가 지워버린 시적 상상력의 소중한 변천과정을 간직하고 있다. 초기의 생성과정에서 "프시케", "프시케의 다가옴", 뒤이어 "녹턴" 이라는 제목이 부여되었던 이 시의 생성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또한 발레리의 시적 사고 안에서 ``프시케``라는 대상이 ``재형상화`` 되는 과정을 포착하는 것이기도 하다. 발레리에게 있어서 ``프시케``의 선택은 그가 자신의 내적 요구와 미학적 관점에 부합되도록 이 신화의 여인의 이미지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발걸음」의 생성 과정은 ``프시케`` 라는 대상에 투여된 시인의 다양한 동기와 심리과정을 보여주며 이미지와 가치들의 계속되는 전도로 특징지어진다. 관능적 아름다움과 지적 호기심 사이에서 분열되고 있는 고대 신화처럼, 「발걸음」의 전 텍스트 avant-texte는 그 다양한 변천과정을 통해 관능적 이미지와 그에 대한 지적 비판, 부정적 강박이 대립되는 밤의 몽상을 표현하고 있다. ``프시케``에 대한 시적 명상의 초기인 1918년에서 1919년까지, 프시케는 관능적 욕망과 모성적 환상의 대상, 때로는 환멸과 공포의 대상으로 나타나며, 밤의 어두운 공간 안에서의 관능적 환상과 금지된 욕망에 대한 강박적 두려움이 부각되고 있다. 1921년 몇 년의 공백 후에 시인이 "발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이 시로 돌아왔을 때 "프시케", "녹턴"에 이은 제목의 반전은 이 시의 생성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을 의미한다. 초기 판본들과는 상이한 이데올로기로 특징지어지는 결정판 텍스트에서 우리는 감각의 성향을 완화시키기 위한 시인의 부단한 노력을 발견할 수 있다. 밤의 환상을 대체하는 ``불면``의 주제는 시를 관능적 충동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한 지적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전 텍스트로부터 이어받은 "벌거벗은 발"과 "입맞춤"의 "내민 입술" 속에 표현된 감각적 육체성은 ``기다림의 순결함``과 "재능 don"의 주제에 의해 완화되어 있다. 밤의 환상과 의식의 갈등, 육체에 대한 욕망과 강박적 두려움 사이에 놓인 시인의 궁지는 시의 오랜 형성 과정에서 상반적 가치와 이미지들을 순화하고 통합함으로써 해소된다. ``프시케``에 그 고유한 특질들을 간직하게 하면서도 시인은 자신의 요구에 부합되도록 이 대상을 끊임없이 ``재형상화``하면서 전 텍스트의 내적 균열과 강박으로부터 벗어난 이상적인 자신의 프시케를 발견해 낸다. 발레리에게 있어서 ``프시케``의 재형상화 과정은 진정한 재능을 획득하기 위한 시적 모험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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