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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줄리앙 그린의 『환시자』에 대한 서술양식 소고
Aspect narratif du Visionnaire de Julien Green
정지원 ( Ji Won Chung )
불어불문학연구 89권 251-277(27pages)
UCI I410-ECN-0102-2012-860-002853539

본 논문은 줄리앙 그린의 중기 장편소설 『환시자』를 화용론적 방법으로 고찰한다. 벤베니스트의 주장 이래 이어져 내려온, 언어의 실용적, 행위론적 관점을 문학작품으로서의 소설에 적용해 보려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먼저 『환시자』의 서술양식을 살펴 보면, 두 화자가 회고적 관점으로 서술하는 단서를 발견하는 동시에, 서술하는 행위와 이야기의 전개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현재화 언술을 또한 발견하게 된다. 화자가 바뀌면서도 이야기가 시간적 연속선상에서 전개되는 사실은 또한 이 현재화 언술을 지지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언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소설의 화자는 자신의 시간적 위치와 바라보는 눈을 이야기 속에 남기기 때문이며, 이는 이야기와 언술행위가 한 작품에서 필연적으로 공존한다는 명제를 도출시키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를 화자의 음성과 결부시켜 설명해 보려는 동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위 단서들은 종종 동사시제와 지시사와 같은 문법적 요소들을 통해서 드러난다. 본 논문에서는 반과거와 지시사 「지금 maintenant」이 결합되어 드러나는 상적 효과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지시사의 사용은 허구주체인 등장인물에게 현재성을 부여하려는 화자의 서술행위를 의미하며, 반과거의 상적 효과 즉, 내재성과 과거의 현재라는 효과와 결합하여, 현재적 발화라는 최초의 가정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더불어서 화자 ``나``가 자신을 포함하여 이야기의 등장인물과 의사소통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 자유간접화법의 예를 살펴본다. 허구주체의 생각을 전달해 주는 이 화법은 앞서 동사시제와 함께 화자의 이야기로부터 언술행위로 이행되는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위의 화용론적 분석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에게 소설가의 생각을 투영하기 보다는, 의식주체로서의 자율성을 보전해 주려는 소설가 줄리앙 그린의 노력을 가늠해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죽음의 주제를 발화론적 관점에서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액자구조의 이야기 속에 포함된 "있을 수 있었을 일 Ce qui aurait pu etre"는 죽음을 상징하는 성주와 그의 가족들을 통해서 의인화된 죽음의 정체를 탐색하려는 화자의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발화의 관점에서이 주제를 살펴보면서, 화자의 언술적, 심리적 자아일탈 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이 자아일탈적 행위도 현재적 발화의 큰 틀 속에서 설명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쥴리앙 그린의 작품에서 죽음에 대한 자동기술의 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기로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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