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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독일어권 청소년문학에 나타난 십대 임신
“Sag mir nicht, was ich machen soll” -Teenagerschwangerschaften in der deutschsprachigen Jugendliteratur
최문선 ( Moon Sun Choi )
UCI I410-ECN-0102-2014-700-001473730

십대 임신은 1970년대 말부터 독일어권 청소년문학의 주제로 등장하였다. 이 주제를 다루는 작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독자들에게 원치 않는, 너무 이른 임신으로부터 초래된 문제들을 어떻게 당사자들이 책임감 있게 대면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들은 낙태의 가능성이나 법적인 규정, 입양 또는 청소년보호소의 도움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들도 전달한다. 본 논문은 분석 대상 작품들을 통해 이 주제가 지난 30년 동안 청소년문학에서 보인 주요 전개과정과 변화를 고찰하고자 했다. 70년대 말 카린 볼테의 『울라, 열여섯: “나 임신 했어요”』와 90년대 초 니나 쉰들러의 『인터시티』는 십대 임신의 사회적 차원을 강조한다. 이 작품들은 독일 낙태금지법 형법 218조의 낙태 허용의 조건들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다. 이 작품들에서는 특히 여성해방운동을 위한 노력과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비판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하지만 90년대 초 마야 게르버-헤스의 『무엇인가 내 안에 살고 있어요』는 이러한 관점에 변화를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는 사회적 관계는 뒷전으로 밀리고 대신에 모든 사건과 이야기는 가족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 경향은 십대 임신을 주제로 다루는 최근의 문학에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문학 작품의 중심에는 무엇보다도 주인공 청소년들의 사랑, 이성 관계가 자리하고 남녀 성역할은 변화해 간다. 그 이전에는 가해자로 등장하거나 단지 생물학적 아빠라는 사실 외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것에 반해, 젊은 아빠들이 점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런 변화는 십대 임신소설의 주인공으로 남자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에서부터 볼 수 있다. 때로는 여성보다 더 책임감 있게 상황에 대처하거나, 낙태된 자신의 아이 때문에 너무도 괴로워 하는 등 임신의 당사자는 여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십대 임신을 다룬 작품들은 청소년의 성, 성관계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가족 내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텍스트들은 원치 않는 십대의 임신이라는 주제를 통해 이른 성관계에 대한 경고를 하고자 함이 아니라, 청소년 독자들에게 성관계와 연결된 책임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을 호소號召하는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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