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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김종삼 시의 전쟁 체험과 타자성의 의미
The war experience and the otherness in kimjongsam`s poem
조혜진 ( Hei Jin Cho )
UCI I410-ECN-0102-2014-800-001543576

한국 시단에서 김종삼은 ‘내용없는 아름다움’이라는 미적 수사에 의해 지나치게 미학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논의되면서 그의 시에 강박적으로 등장하는 증언으로서 전쟁의 의미를 해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생존자로서 전쟁 체험에 주목함으로써 미학적인 해소나 동어반복적인 폭력의 기술에서 더 나아가 생존자로서 증언의 불가능성에 주목하였다. 이때 증언의 불가능성이란 아우슈비츠 경험 이후그 유명한 아히히만의 전범재판에서 한나 아렌트가 발견한 ‘악의 평범성’이 상징하듯, 전쟁의 폭력이 합리성의 세계 안에서 법적 판결에 의해 해결될 수 없는 한계, 즉 윤리의 회색지대에서 비롯되었음을 의미한다. 김종삼의 시는 이러한 증언의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생존이라는 비인간의 존재로부터 인간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자의 윤리적 고통인 수치심을 통해 주체의 무능을 고발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이러한 주체의 욕망(생존 욕망)으로부터 소외시키고자 하였다. 나아가 김종삼의 시는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과 죄책감의 문제라는 지점에서 원죄의식을 통해 인간의 실존에 앞서는 수치심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권력의지를 내면화한 주체의 무력함과 타자성을 상실한 주체 욕망의 허위를 비판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에 의해 죄의식이 파생된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김종삼의 시는 죽음 충동을 통해 수치심이 야기하는 실존적 고통으로부터의 도피를 염원한다. 김종삼의 시가 소리의 현상학을 통해 이방인의 방언인 글로솔라리아의 시 세계를 구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즉 이방인이라는 소외된 위치에서 김종삼의 시는 탈주체화의 모험으로서 시 쓰기에 천착함으로써 소쉬르가 말한 랑그의 구속에서 벗어나, 주체 언어에 의해 야기된 실존적고독의 세계에서 음악과 같은 새로운 존재의 지평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종삼의 시에 나타난 소리에 대한 천착은 단순히 음악적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 언어의 폭력성과 그 한계를 초월하려는 탈주체화의 모험으로써 시쓰기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김종삼의 시는 전쟁과 같은 비인간의 상황에서 전쟁의 폭력이 단순히 물리적 상황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음과 같은 인공언어를 통해 주체를 재생산하는 언어문제임을 직시함으로써, 언어의 타자성을 통해 구원 없는 세계의 타자성을 염원하였다. 치유적 언어로서 언어의 선험성을 회복하려는 믿음을 통해 그의 시는 현대 사회의 철학과 종교, 법과 정치, 문학과 예술 등 전 영역에서 언어를 도구화하는 소유 욕망과 이러한 주체 언어의 폭력에서 벗어나, 언어의 성사(聖事)로서 윤리적 타자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인의 책임을 발견하고 이를 실천적으로 모색해나갔던 것이다.

kimjongsam`s poem has been evaluated as the ``content-free beauty`` by overcoming the brutal realities of war across the world with its musical aesthetic. And his war experience shown in his work, as in the other cases of losing home, has symbolized as the wandering most of Bohemia mechanism associated with displacement and homecoming motif. However, these studies focused overly on the aesthetic aspects, having difficulty interpreting his testimony appeared compulsively as the meaning of the war. In this paper, as survivors of war focusing on aesthetic war experience, it is intented not only to resolve the meaning of the aesthetic aspect and to describe the violence repeating the same words, also to explain the testimony in the experience and inability as a means of the shame. It is also intended to understand the kimjongsam`s poem, which has been centered as the phenomenology of sound, as a writing by the barbaric fate of self-alienation. Furthermore, in the context and the inhumanity of war, looking into the violence and the principal languages of Anthropocentrism simply rather than indicating the physical situation and the succession of power, this study is to understand the process of Kim`s poem and to try to recover the Ethical otherness by Aprioricity of the Word.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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