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9.107.96
18.119.107.96
close menu
KCI 등재
조지훈의「완화삼」과 박목월의「나그네」의 상호텍스트성 연구
The study of mutual text between poems「Wanhwasam」, by Ji-Hoon and「Naguenae」, by Mok-Wol
고형진 ( Hyung Jin Ko )
한국문예비평연구 42권 133-160(28pages)
UCI I410-ECN-0102-2014-800-001543607

지훈의「완화삼」과 목월의「나그네」는 우리의 현대시사에서 매우 이채로운 두 작품으로 꼽힌다. 지훈의「완화삼」엔 목월이 깊이 드리워져 있으며, 목월의「나그네」엔 지훈의「완화삼」이 깊이 드리워져 있다. 두 작품은 서로 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각자 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두 작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감안하여 이 글에선 두 작품을 상호텍스트의 관점에서 살펴봐 두 작품의 의미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하고자 하였다. 지훈의「완화삼」은 한시, 시조, 전통 서정시 등 우리 전통 시가의 표현기법을 수용하면서 한국적인 멋과 풍류를 미학적 이미지로 그리고 있다. 이 시는 지훈이 선비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내며 나그네의 심정을 밝히고, 그런 마음을 목월에게 전하는 작품이다. 한편 이시는 경주에서 목월을 만나 그와 함께 보낸 체험과 이 때 목월에게 받은 시가 창작배경을 이룬다.「완화삼」의 ‘나그네’ 이미지는 지훈의 경주나들이에서 촉발된 것이고, 나그네 화자가 걸어가는 ‘칠백리’의 물길은 낙동강의 길이와 일치한다. 이 시가 경주에서 쓰여 진 것이라면, 이시의 ‘강마을’은 경주의 ‘건천’이라는 마을 체험과 관련되어 있고, 또 당시 경주에서 목월로부터 듣고 보았던 비둘기 울음소리와 경주에서 목월과 함께 보았던 복사꽃의 인상이「완화삼」의 ‘구슬피 우는 산새’ 와‘꽃’ 이미지를 촉발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완화삼」엔 이처럼 목월과의 인연과 추억이 깊이 스며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훈은 경주체험에서 촉발된 이미지를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자기 개성과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 시의 의미와 성격은 작품의 부제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목월의「나그네」엔 지훈의「완화삼」에 쓰인 시어들이 많이 나온다. ‘나그네’, ‘술’, ‘저녁놀’, ‘가다’, ‘익다’ 등의 말이 모두「완화삼」에서 구사된 것들이며, 이외에 ‘강나루’, ‘길’, ‘달’, ‘삼백리’ 등은「완화삼」의 시어들이 변형된 말들이다. 또「나그네」의 시적 정황도「완화삼」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처럼「나그네」는「완화삼」과 매우 깊은 친연성을 지니지만, 시의 정서와 의미는 크게 다르다. 그것은「나그네」가「완화삼」의 시어를 수용하면서도 한편으로 누락시킨 말과 새로운 발명시어들, 그리고 변형 어들의 독특한 시적 활용에서 비롯된다.「완화삼」의 핵심 시어 중「나그네」에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시어는 ‘꽃’이다. 이 말이 빠지면서 나그네 화자의 감정노출과 풍류가 현저하게 탈색되며, 이와 접맥되어 있는 감정어들이 「나그네」 에선 모두 누락된다. 이리하여「나그네」엔「완화삼」의 정체성이 현저하게 사리지게 되고, 그 자리에 목월의 발명어들이 들어가면서 새로운시로 거듭난다. 목월의 발명어들은「나그네」에서 새로운 역할을 한다. ‘밀밭’, ‘건너’, ‘강나루’등은 소리결의 조성에 기여하며, ‘외줄기’, ‘삼백리’.‘남도’, ‘길은’ 등은 각운과 율격의 조성에 기여한다.「나그네」는 이러한 운율의 조성에다 독자적 의미생성이 보태져서 독창성을 완결시킨다. 「나그네」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란 비유어를 통해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물체가 이동하듯 유유자적하게 흘러가는 나그네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전해주며, 극도의 감정절제를 통해 나그네의 길 떠남을 풍경화로 보여준다. 그리하여 독자들에게 그 풍경에서 촉발되는 나그네의 평화롭고 외로운 마음을 조용히 음미하게 해 준다. 이 시는「완화삼」에서 제시된 나그네의 이미지를 새로운 미적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보다 보편적인 이미지로 승화시켜 놓았다. 그리고 이러한 시의 의미와 성격은 제목에 그대로 함축되어 있다.

This thesis analyzes poems「Wanhwasam」by Ji-Hoon, and 「Naguenae」by Mok-Wol, in terms of intertextuality.「Wanhwasam」 by Ji-Hoon, adapts expressive technique of Korean traditional poetry and depicts Korean taste and arts. This poem is an workpiece which unveils the feelings of Naguenae in the figure of Korean scholar and delivers that sentiment to Mok-Wol. Meanwhile, the original background of this poem is the actual experience Ji-Hoon had in Kyungjoo with Mok-Wol. The image of Naguenae in「Wanhwasam」is based on Ji-Hoon`s excursion to Kyungjoo, Waterway of ``sevenhundred li`` is the length of Nakdong river, and ``river town`` is related to ``Gunchun``, a town in Kyungjoo. The cry of pigeon Ji-Hoon heard and experienced with Mok-Wol created the image of ``crying bird`` in「Wanhwasam」, and the peachblossom created the image of flower which appears in the poem. Likewise, Mok-Wol permeates deeply in「Wanhwasam」, but Ji-Hoon shows his individuality rather distinctly by using the images created from his experience at Kyungjoo to give life to Korean arts and beauty. Furthermore, such meanings and characteristics of the poem is shown in the title. In「Naguenae」by Mok-Wol, appear a lot of poetic words used in 「Wanhwasam」by Ji-Hoon「Naguenae」adapts the poetic words of those from「Wanhwasam」in one sense, but on the other side it does not. ``Flower``, the core poetic words in「Wanhwasam」, is the typical example of poetic words that are not shown in「Naguenae」. As this word is taken away, the disclosure of Naguenae`s emotions and joy are remarkably vanished. Instead the original words of Mok-Wol are written in the place of ``flower``, and the poem turns into a new of poem. This poem change「Wanhwasam」by reform image of Naguenae.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