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우리 학계에 전에 없던 두 번역서가 출간되어 나온 것은 한국학계의 연구 역량을 더욱 다양하게 하고 앞으로 관련 연구를 촉진할 것이라는 의미에서 큰 발전이라고 볼 수가 있다. 위 두 책 모두 번역하기가 만만하지 않다는 점에서 각 책의 번역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린다. 즉 태조실록(1392∼1398년, 15권 3책)의 영문 번역본은 1,000쪽을 넘길 정도의 거질인데 수년에 걸쳐서 한 영문학자의 손으로번역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한편, 「만주실록」은 만주문·한문·몽골문으로 된 청대에 간행된 역사서인데 만주어 부분을 우리말로 번역해 낸 것이다. 만주사 즉 청사 연구의 기본 자료라고 할 수 있는 『만주실록』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은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일본(1938년)에 비해서 많이 늦었으나 앞으로 활발한 번역과 연구가 이루어지리라고 본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학술적 의의가 큼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의 더 나은 앞날을 위하여 다소 비판적인 안목에서 이 두 번역서를 소개하고 평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