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새끼 서 발>의 형식적 특성으로 언급되어 왔던 허언과 과장 및 반복구조가 설화의 내용 및 의미와 어떻게 관련되며 그것이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어떤 효용적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과장과 허언이 반복구조와 맞물려 설화 내에서 구현되는 양상은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능력과 성취에 대한 과장’으로 <새끼 서 발>의 주인공 아들이 자신의 능력과 성취에 대해서 과장되게 지각하고 행동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우연한 획득의 반복’으로 주인공 아들이 원하는 바가 저절로 이루어지거나 아들이 행하는 일마다, 그 방법이 매우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성취되며 그 과정이 반복되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세 번째는 ‘엉성한 속임수와 성립하지 않는 수수께끼’로 아들의 속임수에 모든 사람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며 자신의 이득을 위해 죽은 사람을 이용해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고 수수께끼로 성립할 수 없음에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새끼 서 발>의 과장과 허언 및 반복구조는 설화의 내용과 연관지어 볼 때 모성과의 분리를 인식하고 그로부터의 독립을 시도하는 아이의 과대 자기의 특성과 일치한다. <새끼 서 발>에서 아들이 자기 힘으로 얻어낸 첫 산물인 ‘새끼 서 발’, ‘수숫대 한 모가지’에 대한 과장된 평가는 ‘과대 자기’의 과시주의적 측면을 반영한다. 이러한 과장된 평가는 설화 속 아들이 두려움 없이 집을 나올 수 있게 하고 자신의 성취를 대단하게 여기도록 하여 더 큰 물건과 교환하게 함으로서 이후 혼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힘의 원천이 된다. <새끼 서 발>은 과대 자기가 성공적으로 발현되는 과정을 이야기로 보여줌으로써 과대 자기에 대한 부모의 긍정적 반영, 즉 심리적 거울 기능을 수행한다. 더욱이 성취 과정의 반복은 과대 자기의 전능감이 자유롭게 실현되는 가상의 체험을 즐기는 놀이와 같은 것으로 설화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대자기의 ‘거울 전이’이며 ‘놀이터’로서의 이야기는 단지 모성으로부터의 분리나 자율성을 시험하는 유아나 아동에게만 유효할 뿐만 아니라 과대 자기로부터 비롯된 낮은 자존감과 자기애의 문제를 겪고 있는 성인에게도 심리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거울 전이로 활성화된 과대 자기는 방해받았던 과정의 재 경험을 통해서 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끼 서 발>은 과대 자기의 ‘거울 전이’와 ‘놀이터’로서 자기 확신과 자신감, 자율성을 획득하도록 돕고 개체로서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을 안내하는 이야기로서 교육과 치유의 자료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