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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적의 소멸”과 정치신학 -칼 슈미트의 카테콘과 메시아
Disappearance of the Enemy and Political Theology -“Katechon” and Messiah for Carl Schmitt
김항 ( Hang Kim )
인문논총 72권 4호 183-211(29pages)
UCI I410-ECN-0102-2016-000-000217888

이 논문은 칼 슈미트의 정치신학을 제1차 세계대전이란 시대적 맥락속에서 독해하고, 동시대의 그노시스적 사상과 비교함으로써 정치적현재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때 중심적인 물음은 칼 슈미트가 정치신학을 구상하면서 과연 메시아의 구원을 어떻게 전유했는 가의 문제이다. 발터 벤야민을 비롯한 동시대 독일 사상/비평가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초래된 파국을 목도하면서 저마다 그노시스적 종말론을 현대적으로 전유한다. 이들에게 메시아의 구원은 맑스주의적 혁명을 대체할 강력한 체제 비판/극복의 자양분을 제공한 것이다. 칼 슈미트는 이들과 시대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입장을 달리하는데, 그 과정에서 제시된 슈미트 고유의 역사철학적이고 정치적인 구상이 바로 정치신학이었다. 그는 정치신학을 통해 현세를 신의 재림을 기다리는 중간기(interim)로 규정했고, 적드리스도의 활개를 억제하는 자로서 카테콘이란 형상을 내세웠다. 법학자로서의 칼 슈미트는 그렇게 법과 세속적 통치를 카테콘의 영위로 파악함으로써 현세를 의미화했던 것이다. 이러한 슈미트의 영위는 1960년대 독일에서 벌어진 세속화 논쟁 속에서도 반복되는데, 이 논쟁 속에서 슈미트는 한스 블루멘베르크를 주된논적으로 삼아 자신의 정치신학을 변론한다. 이때 슈미트는 서구의 사상이 기본적으로 내전적 분열 위에서 전개되어 왔으며 블루멘베르크의 논의는 그런 기초를 무화시키는 것이라 비판한다. 정치신학을 통해 슈미트는 궁극적으로 적의 현전이야 말로 현세를 의미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제시하며, 적과 동지의 구분에 따른 정치적인 것의 옹호가 정치신학의 존립 근거이며 구원까지 지상을 통치하는 카테콘의 임무임을 확인한다. 즉 슈미트의 정치신학은 메시아의 구원을 부정한다기보다는 구원이 지연되는 동안 지상의 관리를 일임 받은 카테콘의 영위를 유일한 정치적 행위로 삼는 사유였던 것이다. 이런 슈미트 정치신학의 현재적 의의는 근대의 정치질서까지를 관통하는 서구 사상의 근원적문제영역을 드러낸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This article focused on Carl Schmitt’s political theology, dealing with the hidden dialogue between Carl Schmitt and the so-called Marcion’s heirs after World War I. In so doing, a main question of this article is how Schmitt thought about the redemption of the messiah in his political theology. Schmitt shared a diagnosis of the times after WWI with Marcion``s heirs who witnessed a catastrophe brought by WWI and appropriated gnosticism in which a sort of eschatalogical way of thinking had been basically contained. But Schmitt did not aim to overcome the present regime but rather attempted to revitalize a kind of conservative Catholic politics. After WWII, Schmitt took Hans Blumenberg as his enemy because Blumenberg’s thesis of the ‘legitimacy of modernity’ could be read as a strong objection to his political theology. Even in 1960s Schmitt tried to protect his political doctrine. Schmitt’s political theology contains a kind of primordial problematique of western political thoughts, and it is still worth reading in our age.

1. 칼 슈미트의 서사
2. ‘파르티아의 화살’은 어떤 상처를 남겼나?:‘정치신학의 일소’와 ‘근대의 정당성
3. 아프레게르(apres-guerre)와 마르키온의 후예들
4. 카테콘과 메시아: 내전을 지속시켜야 한다
참고문헌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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