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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스카롱의 「로망 코미크」에 나타난 여성의 지위
Le Statut de la femme dans le Roman comique
이현진 ( Hyeon Jin Lee )
프랑스 문화연구 20권 373-399(27pages)
UCI I410-ECN-0102-2016-920-000169999

17세기 전반기의 소설은 크게 두 가지의 경향으로 나누어진다. 「그랑시뤼스」와 같이 영웅적 수훈들로 가득한 역사소설이나 오노레 뒤르페의 「아스트레」와 같은 감정소설이 그 한 경향이고, 다른 하나는 「로망 코미크」나 「프랑시옹」과 같이 주로 일반 서민들의 삶이 환기되어 나타나는 소설의 경향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두 가지 경향의 소설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위치 혹은 역할은 어떠한가? 「아스트레」와 같은 감정 소설에서 여성은 흔히 온갖 매력들과 장점으로 치장된, 이상화된 사랑의 대상으로 나타나는 반면, 스카롱의 「로망 코미크」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17세기에 구현되고 있는 전통적인 여성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즉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은 다소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작품의 줄거리를 이끌어나가거나 다른 인물들의 행위를 유발하기도 한다. 「로망 코미크」에 나타난 여성 작중인물들의 이러한 역할은 17세기 당시의 사회에서 여성에게 부여된 역할과 ‘여배우’라는 직업이 당시에 가진 가치에 비추어볼 때 대단한 새로움이 아닐 수 없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스카롱이 자신의 소설 「로망 코미크」에서 여성에게 부여한 그 새로운 위치를 작중인물들과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파악하고자 하였다. 1부에서는 에뚜왈, 앙젤리크, 라 카베른느등의 여주인공들이 비록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행위의 주체는 아니지만 다른 인물들의 행위를 유발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하는 양상을 1.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여성, 2.‘연인의 변형매체’로서의 여성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데스탱이나 레앙드르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작중인물들은 여성의 영향을 받는다. 2부에서는 소설 안에 삽입되어 나오는 세 개의 ‘에스파뇰 이야기’의 여주인공들이 행하는 역할을 통해 스카롱이 여성에게 새로운 위치를 부여하는 양상을 고찰하려 하였다. 또한 이 삽입된 소설의 서술을 이네질라라는 여성이 맡고 있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여성 익명성’에서 우리는 여성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남성의 권위를 거부하는 것을 보여주는 몇몇 요소들을 분석하였다. 자크 모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여성 인물들은 하나의 ‘단순한 우상과 같은 인물’이나 ‘우아함을 제창하는 인물’이 아닌, 일종의 ‘정신적인 건전함과 사랑스러움의 표상’으로 이 소설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렇듯 적어도 스카롱은 소설이라는 틀 안에서 여성의 해방을 이루게 된다. 또한 스카롱은 여성들을 그들의 ‘태생’에 의해서가 아닌 그들의 ‘가치’ 그 자체에 의해 여성들의 존재를 판단하기에 이른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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