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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프랑스 문화 : 프랑스 사진 은판술과 근대의 인간적 풍경
La Culture francaise : Le daguerreotype francais et le paysage “humain” moderne
이춘우 ( Choon Woo Yee )
프랑스 문화연구 24권 179-206(28pages)
UCI I410-ECN-0102-2016-920-000552094

루이 다게르에 의해 발명된 사진 은판술은 예술의 개념 자체를 바꾼 19세기의 획기적 사건이다. 빠르고 충실하게 대상을 재현하는 은판술의 도래와 함께 도시와 미시적·거시적 세계가 새로운 예술적 풍경 재현의 요소로 등장했으며, 예술 작품의 손쉬운 복제, 향유, 창작이 가능해졌다. 본 논문은 두 권의 은판술 도록 (1989년 파리 까르나발레 박물관에서 있었던 “파리 그리고 은판술” 전시회의 도록과 2003년 오르세 박물관에서 있었던 “프랑스 은판술. 사진적 대상” 전시회의 도록)을 통해서 프랑스 은판술이 풍경의 재현과 예술 개념의 변화에 가져온 영향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은판술 덕분에 노틀담 사원, 루브르 박물관, 콩코르드 광장 등 종교적, 역사적, 전통적 의미로 가득 차 있는 파리의 도시 풍경들을 누구나 손쉽게 아무데서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파리라는 도시의 아우라의 상실을 의미한다. 아우라의 상실은 예술 작품의 종교적 의미의 탈색과, 예술 작품의 민주화와 연결된다. 종교적 성소인 노틀담은 종교적 의미가 탈색된 채 하나의 세속적 감상의 대상이 되고, 센 강의 장식적 요소로 재현된 루브르는 예술 작품의 탈권위화, 자연화를 상징한다. 1848 혁명 당시한 전사자의 초상은 예술 작품의 세속적 의미와 인간적 가치를 강조한다. 은판술은 생물학, 물리학 등 자연 과학의 대상으로만 머물러 있었던 미시적·거시적 세계를 하나의 새로운 풍경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지각적 경험과 예술적 체험을 확장한다. 개구리 혈액, 효모, 태양 분광 사진 등은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놀라운 현실을 우리에게 선사하면서 우리의 과학적 지식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 은판술은 인간의 문명이 놀라운 자연 풍경 한 가운데 그것의 일부로써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은판술이 갖는 예술사적 의미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예술 개념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했다는 데 있다. 즉, 예술 향유와 창작의 주체로써 대중이 등장한 것이다. 은판술 덕분에 누구나 복제 예술을 소유하고 향유할 수있게 되었으며, 누구나 사진이라는 예술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초상화는 예술의 대중화, 그리고 예술의 실존적 의미와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상화는 더 이상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들 모두를 위한 것이 되었다. 대중들은 죽은 지인들마저도 은판술로 보존하여 자신들 곁에 두고자 했다. 은판술과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는 지워지고, 예술은 하늘로부터 지상으로 내려왔다. 근대 예술은 대지에 기꺼이 ‘인간적’인 천국을 건설하려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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