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랑스인 인류학자 엠마누엘 테레는 ≪우파의 사상≫이라는 책을 발간하여 프랑스 역사와 현재의 다양한 움직임 속에 구현된 프랑스 우파의 주요 기반과 공통가치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3세기 동안 프랑스 이론가들이 정치판의 우파들에 대해 쓴 내용들을 요약하고 있다. 엠마누엘 테레에 의하면 우파의 사고는 좌파적 사고만큼이나 인간의본성이고 모든 인간사회 속에 잠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파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와의 대립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고 전제한다. 이처럼 그 원칙들과 가치관은 좌파의 그것들과 반대되면서 사고의 일반적 기반을 구성한다. 프랑스 우파의 사고는 일반적 우파 사상과 마찬가지로 확립된 질서를 장려하고 수호하는 특징이 있다. 확립된 질서는 권위관계가 핵심이며, 근본적으로 계급사회에 의해 구성된다. 우리는 프랑스 우파 사상의 보편적 기반을 구성하는 규범들과 가치관을 통하여 ≪홍길동전≫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엠마누엘 테레의 견해에 따라 좌파사상과 마찬가지로 우파사상도 잠재적으로 모든 시공간 안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소설과 허균의 세계관 그리고 작가의 소설적 선택을 분석하기 위해 프랑스 우파 사상의 활용이 매우 타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것이다. 왜냐하면 이 소설이 좌파 및 우파의 두 정치적 의도를 관통하고있기 때문이다. ≪홍길동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불의를 고발하고, 그 불의에 저항하고 자신의 이상향을 위해 기성질서에 도전하여 불의를 바로잡으려는 좌파의 가치관이 장려되고 있다. 그것은 또한 해방자적 차원 안에서 좌파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홍길동이 합법적인 권위를 존중하고 이상적 유교 왕조를 창시함으로, 즉 근본적으로 기성 질서를 결코 문제 삼지 않는 계급제도를 보여줌으로써, 우파사상의 가치관을 구현하고있다. 또한 이 소설은 작가가 옹호한 유교 원리에 의해 지배 된 사회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소설이 우파적 성향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