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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연환경 관련 정책의 역사와 특성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중심으로-
A History and Characteristic of Domestic Policy for Natural Environment -Focus on Natural Monument and Scenic Site-
이원호 ( Won Ho Lee ) , 신현실 ( Hyun Sil Shin )
UCI I410-ECN-0102-2017-470-000125572

우리나라는 동북아 문화선진국으로 반도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활용하여 독자적 문화를 창출하고 자연환경을 비교적잘 보전해왔다. 여기서 자연환경은 국가의 법률과 정책을 통한 노력으로 그 가치와 상태를 유지·보전하게하고 국민들이이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의미한다(문화재청, 2011). 특히 우리의 금수강산을 배경으로 빼어난 자연환경은 기념물로서 천연기념물이나 명승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일부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자연환경은 일제강점기이후 한국전쟁, 국토개발로 대별되는 근대화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독자적인 보호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등의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 국가유산 정책은 자연환경 관련 정책이 오염방지와 오염에 따른 피해 구제가 강조되어 의례적으로 환경부나 산림청을 중심으로 자연환경이 취급되고 문화유산은 문화재청이 관할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일반적인 견해로 통용되고 있는데 자연환경 보호의 효시는 문화재분야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연환경 정책의 관점에서 관련 문화재에 해당하는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대상으로 정책의 역사와 그 특성을 살펴봄으로써 자연유산의 가치를 제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자연환경 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는 과정으로는 문화재보호법 상 자연환경을 다루는 조항들을 살펴보고 오늘날 천연기념물과 명승의 지정기준이 개정되는 양상 속에서의 특성을 도출하였다. 국내 자연환경 관련 정책의 시원을 살펴보면 자연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한 제도로 1933년 천연기념물 지정 및 관리를 포함한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제령 제6호)」과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호령시행규칙(제령 136호)」가 제정된 이후 1945년까지의 기간을 초기로 볼 수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명승과 천연기념물은 이전에 보호할수 있는 법령이 없어 근시 교통의 발달, 내외 관람객의 격증등으로 훼손과 망실이 발생하고 있어 적당한 법규를 설치하여 보호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히고 있다(김대열, 2008). 이는 문화재의 범위 내에 보물이나 고적 등 문화유산에 해당하는 요소 외에도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구분되는 자연문화재 즉, 자연유산까지도 문화재의 범주로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있으며 이에 따라 총 248건의 지정문화재 중 명승은 1건도 지정되지 않았으나 16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광복 이후 국가 전반에 걸쳐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혼란과 한국전쟁의 발발 속에서 문화재의 보호를 위한 정책 여건형성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에 제정되었던「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을 원용하는 수준으로 머물러 있다가 1962년「문화재보호법」이 제정ㆍ공포되면서 법적인 기본 틀을 갖추게 되었으며 1964년「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을 제정하면서 구체화 되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천연기념물은 동ㆍ식물, 지질ㆍ광물, 천연보호구역으로 구분하여 그 지정기준을 설정하였으며 명승은 전제조건으로 경승지를 지목하고 있으며 폭포, 협곡, 동굴등 저명한 자연환경을 중점으로 지정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지정기준의 마련에도 불구하고 명승은 한건도 지정되지 못하였으며, 최초로 명승이 지정된 것은 명주 청학동소금강이 지정된 1970년이다. 이후 1983년에는 명승의 지정기준에서 동굴이 제외되었으며, 1999년에는 천연기념물의 기존 지정기준 외에 자연현상을 별도로 신설하여 관상ㆍ과학ㆍ교육상의 가치가 현저한 것을 지정기준을 마련하였다. 2001년에는 천연기념물과 명승이 공히 지정기준의 개정이 이루어졌는데 천연기념물의 경우 ‘문화ㆍ민속ㆍ관상ㆍ과학 등과 관련된’, ‘문화적ㆍ과학적ㆍ경관적 가치’, ‘생활ㆍ민속ㆍ의식ㆍ신앙ㆍ문화’ 등 접두사 및 단어를 추가하여 기존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하는 지정범위에 문화성을 부여하고 비슷한 기준을 통합하여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세계문화및자연유산의보호에관한협약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자연유산’을 지정기준에 추가한 점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의 기준을 우리나라의 「문화재보호법」에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또한 천연보호구역 1개 기준을3개의 기준으로 확대하였는데 기존 지정기준 외에 ‘다양한생물적ㆍ지구과학적ㆍ문화적ㆍ역사적ㆍ경관적 특성’을 추가하였으며 ‘지구의 주요한 진화단계’, ‘중요한 지질학적 과정, 생물학적 진화 및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대표하는 일정한 구역’을 추가하여 학술적 가치를 부여하였다. 한편명승의 지정기준을 살펴보면 ‘특별히 빼어난 자연미를 지닌지형 또는 지역이나 그 안에 있는 조형물’, ‘자연과 문화적 요소들이 결합되어 뛰어난 조망경관을 형성하는 곳’에 해당하는 지역을 지정기준에 추가하였으며 천연기념물과 동일하게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기준을 도입하였다. 이후 2007년에는 천연기념물과 명승의 지정기준이 전면개정되었는데, 천연기념물의 경우 1962년 제정 이후 46년간한 번도 개정하지 않은 지질ㆍ광물의 지정규정을 대폭 개편하여 지정기준을 세분화 하였으며, 명승의 경우 2006년 명승지정·보호활성화 정책을 배경으로 사적이나 천연기념물 지정기준과 유사한 부분의 조정, 다양한 유형의 역사문화명승포함을 위한 시도가 나타났다. 또한 2010년에 천연기념물과 명승의 지정기준이 개정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지정기준에 특별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용어의 수정이나 한자표기의 병기 등을 통해 법제상의 개념을 구체화하는데 주목하였다. 이와 같이 여러 차례에 걸친 천연기념물과 명승 등 자연환경 관련 문화재 정책의 개정과 보완의 결과는 오늘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 101건, 식물 261건, 지질·광물 82건, 천연보호구역 11건 등 총 564건에 이르며, 명승은 109건에 이르는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1933년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제령 제6호)」의 제정 이래 오늘날 문화재보호법에 걸쳐 이어져온 특성을 살펴보면 천연기념물 중 동물분야의 경우 대표성, 희귀성 등을 중점으로 하는 일제강점기 때의 기준과 유사하지만 오늘날에는 문화ㆍ민속ㆍ과학적 측면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추세를 띄고 있다. 식물분야의 기준은 각각의 식물이나 생태, 서식지 등 자연과학적 측면을 강조하였던 일제강점기에 비해 문화적, 역사적, 경관적 특수성을 강조하는 추세로 발전해왔으며 동물분야와 함께 세계유산규정을 고려하여 지정 기준에 추가로 포함시키고 있다. 지질ㆍ광물의 지정기준은 일제강점기에 비해 세부 기준 항목이 전반적으로 다양해졌으며, 천연보호구역의 지정기준에는 인문ㆍ문화적 요소가 추가되었다. 이는 천연기념물 분야에서 다루는 자연환경과 야생동식물 보호제도와의 차별성을 나타내는데, 야생동식물보호법은 멸종위기의 야생식물을 대상으로 생물의 멸종예방과 환경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은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ㆍ경관적 가치가 큰 동식물을 대상으로 삼는데 그 차이가 나타난다. 또한 그 성격의 측면에서도 야생동식물보호법의 성격은 멸종위기 해소 시 해제되는 제반사항과 함께 문화성과 자연사에 대한 고려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천연기념물은 멸종위기의 여부보다는 진귀성, 문화성, 역사성, 자연사 자료로서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적 속성은 인간의 생활과 관련된 재배식물 또한 그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한편 명승 분야에서는 초기 문화재 관련 법령이 제정될 때부터 자연환경을 내포하고 있으며 ‘저명한’, ‘특색 있는’ 등의 경관적 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이후 2007년 명승지정기준의 개정과 함께 자연명승과 인문명승이 구분됨에 따라 각 분야에 특성을 고려한 보존관리정책을 시행하였으며, 명승은 자연환경이 지니는 가치와 인문환경이 지니는 가치가 복합적으로 내재된 복합경관으로서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지정된 대상이 단순히 생태계로서의 자연환경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자연환경에 인문, 역사, 문화, 학술적 가치들이 중첩된다는 점에서 자연과 인간의 문화가 공존하는 가치 기준상에 차별성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자연문화재로 지칭되는 명승과 천연기념물은 그 유산적 가치를 반영하여 자연유산의 개념으로 체계를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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