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박경리의 『표류도』에서 여성 주체들의 사랑과 이로 인한 생명의식의 이중적 변화 양상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표류도』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 해 볼 때 `생명`의 의미를 가장 탁월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과 이것이 후에 대하 소설 『토지』에 구체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박경리가 강조하는 생명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현대의 기계화·물신화로 대변되는 `피동 성`과는 상반된 `능동성`이라는 개념으로 수렴된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성의 의미 는 니체의 `힘에의 의지`라는 생명의 원리와도 밀접한 상관성을 갖는다. 즉 본고에 서는 생(生)의 형태를 운동경향으로 파악하는 니체의 이론을 원용하여 작품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변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표류도』에서는 대조적인 두 주체(현회/광희)의 삶이 서사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작품의 전반부에서 공통적으로 애정 자체의 왜소화된 경향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사랑의 거부 혹은 상실을 통해 밖(外)의 공간 체 험들이 이루어지면서 `삶`과 `죽음`이라는 비극적 색채가 극대화된다. 다시 말해 이러한 서사화의 의도는 작품에서 인물의 비윤리성을 비판하고 행위의 한계성 (광희)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삶이란 본질적으로 주체가 지닌 강인한 `의지`에 의해서 생성(生成)되어 간다는 사실(현회)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작품의 말미에 `표류도(漂流島)`라는 비유적인 표현은 인간의 삶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핵심적인 용어이자 이 작품의 주제를 상징화한다. 그러나 여 기에서 박경리는 주체가 갖는 생명의 힘의 발견만이 아니라, 타자(김 선생)와의 결합 혹은 조력자와 더불어 보다 확대된 생명의식을 요구한다. 즉 주체의 내면 적 생명 지향보다 한 단계 상승하여 `능동적 의지`로서 세계와 화합하며 보편적 생명의식을 지향하고자 한 것이다.
This paper aims to review the dual changes in the love of female agents and the consequent change in their awareness of life. Pyo Ryu Do has its significance in that it exceptionally presents the meaning of life, which concretely takes shape afterwards in her epic novel, Toji. The characteristics of life that Park emphasizes converge on the concept of `activeness`, in contrast to passiveness which is represented by mechanization and materialization of modern era. The concept, mobility, is closely related to Nietzsche`s principle of life, `Will to Power`. This paper quotes Nietzsche`s principle that views the form of life as the tendency of movement and focuses on the changes of characters in Park`s work. In Pyo Ryu Do, the lives of contrasting two agents (Hyunhoi and Gwanghi) serve as the axis of the narration. In the first half of the work, both of them show the tendency of dwarfed love. However, in the second half of the work, they experience outer space through denial or loss of love, and the tragic color of `life` and `death` is maximized. In other words, though the story intends to criticize the immorality of the character and reveals the limitation of action (Gwanghi), it also points out the fact that life is created in essence by the strong will of an agent (Hyunhoi). Therefore, the figurative expression `Pyo Ryu Do` at the end of the work is the key expression that vividly describes the human life and a symbol of the theme of this work. Park, however, not only requires the agent to find the power of life but to unite with the other (Mr. Kim), or to expand the awareness of life with an assistant. That is, she moved a step further from an agent`s inner pursuit of life and harmonizes with the world with an active will, pursuing the universal awareness of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