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980년대와 한국의 전후시기, 문화대혁명과 전쟁을 겪고 난 양국의 문단에서는 문학의 `민족성-세계성`에 대한 논의가 재활성화 되었다. 한중 양국 전환기의 `민족성·세계성`에 관한 논의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하여 양국의 민족문학이 자율적인 발전과 `근대성`에 대한 추구의 대립과 통일 속에서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환기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으로 인하여 이 시기의 논쟁자들은 전통을 계승할 것인가 아니면 서양을 본보기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민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동시대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원대립의 사고방식에 쉽게 사로잡혔다. 양국의 적지 않은 논자들이 "절충적인 방안"을 제기하였지만 그러한 이상적인 "유기적 결합"을 실현할 수 있는 방도에 대한 언급은 드물었다. 자국의 역사적 현실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타났지만 자국의 현실을 세계적인 보편성과 연결시키는 방안 역시 구체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이로부터 한중 양국 전환기의 `민족성·세계성`에 관한 논의는 문학적 실천보다도 관념적인 문제에 더 주목하고 강렬한 `근대성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양국 지성인들의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상상으로 인하여 양국 문단의 `세계성`에 관한 기준이 달라졌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서로 다른 길에 서있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