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머스 히니의 「글랜모어 소네트」는 1979년 시집 『현장 답사』에 실린 열 편의 소네트로 구성된 연작시이며, 히니가 더블린을 떠나 남 아일랜드 위클로우 주의 글랜모어 지방에 체류한 시기에 집필했다. 기존의 연구는 「글랜모어 소네트」를 『현장 답사』 의 전체적 맥락에서 다루어 왔다. 이 논문은 「글랜모어 소네트」가 첫 소네트에서 농업에서의 ‘경작’ 이미지를 강렬히 환기시킨다는 점과, 이후 아홉 편의 소네트에서 시인으로서 ‘흙’대신 기억을 일구어나가는 과정을 은근하고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 집중했다. 히니 시 연구에 있어서 ‘흙’ 이미지와 농경의 삶은 중요한 모티브였다. 기억을 다룬다는 것은 시인의 보편적인 작업이지만, 「글랜모어 소네트」는 농촌의 삶에 익숙한 히니가 그 보편적이자 추상적인 작업을 농부의 ‘경작’ 행위로 어떻게 구체화하며, 그 결과가 현재의 삶과 언어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편 이 논문은 「글랜모어 소네트」를 1991년 시집 『헛것을 보다』의 「다시 찾은 글랜모어」와 연관시켜 분석하되, 히니가 발표한 여러 시론에 그 분석의 근거를 두었다. 「글랜모어 소네트」에는 『현장 답사』 이후 시인의 이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이 나타나 있다. 이 논문은 이를 히니의 시론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히니의 예술관을 조명하고자 한다.

This paper focuses on Seamus Heaney’s “Glanmore Sonnets” from Field Work (1979) and examines how the sequence represents Heaney’s poetics, based on various studies of Heaney’s works. “Glanmore Sonnets,” consisting of 10 sonnets, shows the way of his “ploughing” a symbolic “field of memories” and “serving people by serving language.” Heaney’s unique way of referring to memories reminds us of a farmer’s ploughing. “Ploughing” imagery is distinct only in the first sonnet but recurs indirectly in others. “Glanmore Sonnets” shows how ploughing memories are relevant to his current life and serve his poetic language. Furthermore, “Glanmore Revisited” in See Things (1991) shows how Glanmore gave Heaney “the sense of place” and let him find the continuity of “self” as a poet. Studying “Glanmore Sonnets” is a way of discovering what Heaney looked for during his Glanmore life. It gave him a turning point while building his poetic career subsequent to Field Work. In considering other poems of Heaney in connection with “Glanmore Sonnets,” this study aims to shed light on Heaney’s paradigm of art as a wh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