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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루소와 멜랑콜리
Rousseau et la melancolie
이충훈 ( LEE Choong Hoon )
불어불문학연구 112권 143-164(22pages)
DOI 10.18824/ELLF.112.06
UCI I410-ECN-0102-2018-800-003754533

몽모랑시에서 은거하던 루소는 『에밀』의 출판이 명확한 이유 없이 지연되자 극심한 박해망상에 사로잡힌다. 그의 ‘착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말제르브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에서 루소는 자신의 착란이 멜랑콜리 체질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밝힌다. 그가 말제르브에게 잇달아 보낸 긴 네통의 편지는 이후 그가 쓴 세 편의 자서전인 『고백』,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서 보다 구체화된다. 본 논문은 루소가 말제르브에게 보낸 편지에서 흔히 그가 의심받곤 했던 ‘멜랑콜리’의 성격을 거부했던 이유와 근거가 무엇이었으며, 이러한 그의 해명이 일련의 자서전에서 반복되어야 했는지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루소는 멜랑콜리가 자연스럽게 내포하는 ‘은둔’, ‘인간혐오’, ‘이기심’으로부터 자신의 삶과 문학을 구할 필요를 느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은둔과 고독의 실제 이유를 상세히 밝힐 필요가 있었다. 동시대 사람들은 그의 은둔의 취향이 멜랑콜리에 사로잡힌 인간혐오자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루소는 자신의 천성인 고독의 취향이 동시대의 타락한 사회와 문명의 소산인 이기심과 우울증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역설한다. 오히려 그는 파리 체류 동안 원치 않았던 짧은 문학적 성공을 누리게 되었을 때 그가 비판했던 동시대 사람들의 ‘악덕’에 잠시 물들었던 사실을 감추지 않으며, 이로부터 벗어나 자기 본성을 회복하기 위해 은둔이 필요했던 점을 강조한다. 그는 자유와 미덕에 강하게 이끌리는 성향을 가진 자신조차 현대사회의 악덕에 알게 모르게 물들 수 있음을 들어 동시대의 타락한 풍속을 다시 한 번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그에게 평온과 자유를 가져온 고독을 다시 찾는 것으로 잠시 그를 미망에 빠뜨렸던 지난날의 과오를 숨김없이 드러내고자 했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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