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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번역장(飜譯場)과 서구영웅전 - 번역 경로와 번역 매체를 중심으로
東アジア飜譯場と西歐英雄傳 -飜譯經路と飜譯媒體を中心に
순성준
UCI I410-ECN-0102-2018-800-003755929

본 연구의 목적은 20세기 초의 ‘동아시아 번역장(飜譯場)’을 통해 한국에 ‘중역(重譯)’된 텍스트를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 가운데 텍스트의 ‘외적 조건’이 의미하는 바를 밝히는 데 있다. 종래의 이 시기 번역 연구는 텍스트와 텍스트의 비교 자체에 방점이 있었으며, 관찰되는 차이는 주로 번역자의 자의적 판단이나 번역 공간의 정치적 사정에서 비롯되는 문제로 귀결되어왔다. 하지만 출판물의 번역과 유통은 일정한 물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는바, 번역의 경로와 번역 매체라는 조건 역시 이 모든 과정에 내재해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인 번역자가 일본어 텍스트를 저본으로 삼는 경우와 중국어 텍스트를 저본으로 삼는 경우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가, 그리고 번역 후 단행본 출판이 예정된 형태와 정기간행물에 연재하는 형태 등 지면의 차이는 어떠한 변수로 작용하는가 등이 이 연구의 주요 논점이다. 이상의 문제의식 하에, 이 글을 특히 근대전환기의 동아시아 3국이 공통적으로 적극 수용했던 서구영웅전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 하였다. 동아시아 번역장에서 텍스트가 한국에 이르는 번역 경로는 대개 <서양→일본어→중국어→한국어>와 <서양→일본어→한국어>의 두 가지였다. 이중 첫 번째 경로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 텍스트 선택의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되지만 그만큼 작업의 효율성은 상승한다. 둘째, 원본과의 내적 간극은 보다 커지고 한국인 번역자의 개입은 보다 축소된다. 두 번째 경로의 경우 이러한 특징을 역으로 적용할 수 있다. 서양에 접속하기 위해 중국어 텍스트를 번역한다는 것은 비단 서양어 내지 일본어라는 역로(譯路)상의 우선순위를 가동할 수 없는 제약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만을 함의하는 게 아니다. 동시에 그것은. 유사한 문제의식이 팽배했던 이언어(異言語)의 공간에서 이미 검증되고 가공된 텍스트를 손쉽게 활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던 것이다. 지식의 유통 및 담론의 형성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당시 번역의 지향이었을진대, 이러한 견지에서라면 오히려 중국어 텍스트야말로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일부는 좀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더라도 일본(어) 단계에서 직수입한 지식을 선호했을 것이다. 다만 이 경로는 국가적 위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 메시지’를 원할 경우 직접 전폭적인 가공 작업을 감수해야만 했고, 독자층의 일반교양을 위한 ‘객관적 지식 수용’을 원할 경우에도 최적의 대상을 탐색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한편 같은 텍스트라도 ‘어떠한 지면’에 번역하는가에 따라 번역자의 텍스트 선정과 개입의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단행본은 완결성과 안정성 측면에 장점이 있었다. 이는 곧 저본과의 간극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잡지의 경우 번역자의 유연한 대처와 적극적 개입 면에서 장점이 있었다. 물론 이 경우 저본과의 간극은 커질 공산이 컸다. 아울러 당시의 여러 서구영웅전 중에서 단행본으로 나온 것과 각종 잡지에 연재된 것을 전반적으로 비교 검토해본 결과, 단행본의 경우는 중국어 서적을 저본으로 삼은 텍스트가 주류였고, 잡지 연재본의 경우는 일본어 서적이 단연 주류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단행본 간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던 국내 언론계에 핵심 지식인층이 한문 소양을 장착하고 있었던 점(중국어 저본), 그리고 잡지의 간행이 보다 용이하던 진영은 대개가 일본에서 유학하던 신진 엘리트들이었던 점(일본어 저몬)에서 기인한다.

本硏究の目的は20世紀初の‘東アジア飜譯場’を通じて韓國に重譯なったテキストをめぐる多樣な 要素のうち、テキストの,外的條件,が意味することを明らかにすることにある。從來のこの時期飜 譯硏究は、テキストとテキストの比較自體に傍点がおり、觀察される差異は、主に飜譯者の恣意的 判斷や飜譯空間の政治的事情によってもたらされる問題に歸結されてきた。しかし、出版物の飜譯 と流通は一定した物質的土台の上で行われるところ、飜譯の經路と飜譯媒體という條件もこのすべ ての過程に內在している重要な要素である。 もう少し具體的には韓國人飜譯者が日本語テキスト を底本とする場合と中國語テキストを底本とする場合、どのような違いが發生するのか、そして飜 譯した後單行本出版が予定された形と定期刊行物に連載する形など紙面の違いはどのような變數と して作用するか、等がこの硏究の主要論点である。以上の問題意識の下に,この硏究は特に近代轉 換期の東アジア3國が共通的に積極的に受け入れた西歐英雄傳に限定して議論を展開した。 東アジア飜譯場でテキストが韓國に到着する經路はたいていく西洋―日本語―中國語―韓國語〉と く西洋―日本語―韓國語〉の二つだった。このうち第一の經路は二つの意味を持つ。第一に、テキ スト選擇の幅は相對的に制限されるが、それだけ作業の效率性は上昇する。 第二に、原本との內 的間隙はより大きくなって韓國人飜譯者の介入はより縮小される。第二の經路の場合、このような 特徵を逆に適用することができる。 西洋に接續するため、中國語テキストを飜譯するというのは似通った問題意識が蔓延した異言語 の空間で旣に檢證されて加工されたテキストを簡單に活用するという意味でもあった。知識の流通 や談論の形成にかかる時間を畵期的に短縮するのが、當時の飜譯の志向だったなら、むしろ中國語 テキストこそ魅力的な選擇だった。一部はもっと多くの努力を投入しても、日本語から直輸入した 知識を好んだだろう。ただ、この經路は國家的危機事態に對應するための,政治メッセ一ジ,を希望 する場合、直接全面的な加工作業を甘受しなければならない、讀者層の一般敎養を向けた'客觀的知 識收容'を希望する場合にも最適の對象を探索するのに時間をかけ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 一方、同じテキストでも,どのような紙面,に飜譯できるかによって、飜譯者のテキストの選定と介 入の樣相は變わることができた。單行本の場合は完結性と安定性の側面に特徵があった。これは すぐ底本との間隙が大きくない可能性が高いということを意味する。雜誌の場合、飜譯者の柔軟な 對處と積極的介入の面で特徵があった。もちろん、この場合、底本との間隙は增す公算が大きかっ た。 さらに、當時の樣?な西歐英雄傳の中で單行本で出されたものと各種雜誌に連載されたことを 全般的に比較檢討してみた結果、單行本の場合は、中國語の書籍を底本にしたテキストが主流で あり、雜誌の連載本の場合は日本語の書籍が斷然主流だった。これは基本的に單行本の刊行が 相對的に容易していた國內の言論界の核心知識人層が漢文の素養を裝着していた点(中國語底 本)、そして雜誌刊行により集中した多くの人?が日本で留學していた新進エリ一トたちだった 点(日本語底本)に起因する。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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