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지네장터> 설화에 나타난 폭력의 양상과 두꺼비의 서사적 기능에 주목해서 서사에 내재되어 있는 향유층의 인식과 작품의 의미를 구명하고자 했다. 악신(惡神)적 면모를 지닌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네는 신성성을 상실한 채 인간에게 해코지만 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지네에게 제물을 바침으로써 마을의 안정과 풍요를 도모한다는 인식은 분명히 서사의 도입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당신(堂神)을 모시는 마을 공동체의 제의적 관념과 다르지 않다. 즉, 지네는 마을의 풍요와 안정을 관장하는 마을신으로서 서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제의적 관계는 신과 인간 사이의 연대관계과 우위관계에 기초하게 되는데, 신격인 지네가 인간 공동체보다 우위에서 있기 때문에 공동체는 의무적인 증여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지네를 향한 증여가 부재할 때 지네의 악신적 면모가 발현되며, 서사 내에서 신적 폭력이 발생하게 된다. 신적 폭력은 인간 공동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네장터> 설화에서는 두꺼비라는 설화적 존재를 대리희생물로서 서사 내로 견인한다. 그 과정에서 두꺼비는 처녀의 선(先)증여를 통해 또 다른 연대관계를 맺으며 지네와 대결할 수 있는 서사적 개연성을 마련한다. 더욱이 두꺼비는 대결 이후 죽음을 맞이하거나 서사에서 배경화 됨으로써 처녀에 대한 순수증여적 면모를 보여준다. <지네장터> 설화에 나타난 두 종류의 증여 메커니즘은 ‘지네-인간 공동체’ 사이와 ‘처녀-두꺼비’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자와 후자는 각각 ‘집단적 증여/개인적 증여’, ‘수동적 증여/능동적 증여’의 대립쌍을 형성하는데, 지네와 두꺼비의 대결을 통해 두 종류의 증여는 대립하게 된다. 그리고 지네에 대한 두꺼비의 승리는 집단적 증여의 종말을 의미함과 동시에 개인적 증여에 대한 강조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개인적 증여는 미물에게까지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는 인식과 선행을 받으면 이를 보은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윤리적 메커니즘에 기반을 두는데, 제의적 관념에서 윤리적 관념으로 이행하는 설화 향유층의 인식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지네장터> 설화에서는 두꺼비가 서사에서 배제됨으로써 처녀에 대한 인간 공동체의 보상이 나타나게 된다. 본래 희생양이었던 처녀에게 공동체의 증여 행위가 나타난 다는 사실은 특기할만한 점이다. 희생양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잠재적인 박해자로 인식되며, ‘박해자-희생자’가 하나의 공동체 안에 존재함으로써 공동체 내부에 상시적인 균열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희생양에 대한 보상을 통해 박해자가 증여자로 변화하고, 이제 외적 존재와의 연대가 아닌 공동체 내부의 증여 순환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네라는 상상적 존재와의 결별을 통해 삶의 객체에서 주체로 거듭남으로써, 개인의 희생으로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관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essay is concentrating on aspects of violence and narrative function of the character 'toad' to figure out the cognition of people having enjoyed Jinejangteo folktale and its narrative meaning. Because of the point of view that centipede in the story is just an evil character, it has been regarded as the evil monster who lost his sacred power and with whom people afflicted in preceding research. However, it is the fact that when people offer a human sacrifice to the centipede, he guarantees richness and stability of human community as a good hearted god in the story. This is the basic mechanism of rite to the god of Dang(堂), so we can regard centipede as one of gods of the village. There are usually solidarity and superiority relationship between god of village and human community, so it forces for human being to do obligatory gift to the god. If there is no gift-giving behavior to the god, the god changes his appearance as the evil character to make people do their obligation by force. On this point, we can understand why centipede became evil character in the story. When centipede becomes the evil character, divine violence occurs and it is described that people do not have enough ability to prevent themselves from it. I think that the main reason the toad suddenly appears on the narrative is to take a role as a substitute of sacrificed victim in order to people can avoid the negative effect directly from divine violence. Moreover, there is a gift mechanism happened between toad and the girl who is supposed to be the victim and it offers high probability that toad can fight with centipede in the story. Now, we can find two kinds of gift mechanisms. First, between the centipede and human community, second, between the girl and the toad. The former shows collective and passive gift, while the latter shows individual and active gift. Because the toad wins the battle with the centipede, it is possible to say there is the specific transition from the collective gift to the individual gift. The Individual gift mechanism is based on the ethical concept, so it means a change of people's cognition occurs with the direction from the ritual concept to the ethical concept. Moreover, there is the reward from the community to the girl at the end of story. Originally the girl was the victim which means people in the community were, at least, the potential persecutors. If there are the victim and persecutors in the same community, at the same time, it can be interpreted that there is always fractures in the community. However, in Jinejangteo folktale, because persecutors finally changes to gift-givers and do not rely on the divine character who is outside of the community to solve the problem of a community, people can become the subject of their life. After all, the concept that the crisis of community can be overcome by the human sacrifice is not able to be maintained at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