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 무속여성신화 중에서 여성인물의 활약상이 부각되는 <바리공주>와 <세경본풀이>를 대상으로 그 내적 연관성을 검토하고 무속여성신화를 관류하는 세계관적 기반을 밝혀보고자 시도된다. <바리공주>는 죽은 자를 천도하는 신격에 관한 신화이고, <세경본풀이>는 농경의 풍요를 주재하는 농경신에 관한 신화이다. 두 신화는 죽음과 삶의 문제라는 각기 상이한 직능을 지닌 여성인물이 서천여행을 통해 획득한 생명의 꽃으로 죽은 자를 소생시킨다는 공통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같은 서사구조의 유사성은 공통화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두 신화에서 여성신격을 형상화하는 방식을 검토해보면, 인물성격과 해당신격의 제의적 직능은 서로 긴밀한 관련성을 갖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서 초자연적 존재에게 구출된 후 인간세상과 격리되어 양육되는 바리공주는 삶/죽음의 양가성과 함께 죽음과의 친연성을 보여주는데 이같은 인물형상은 죽은 자를 천도시켜 조상신으로 좌정하게 하는 그의 직능과도 연관되고 있다. 또한 부모의 사랑속에 성장한 자청비가 역동적 생명력으로 제약적 여건들을 극복하고 풍요와 다산을 실현하는 것 또한 농경신으로서의 직능과 긴밀하게 부합되고 있다. 그런데, 여성인물들이 각기 병든 부모와 살해된 남성인물의 소생을 위해 남복차림(남/녀)으로 서천여행길(삶/죽음)에 오름에 따라 그들의 경계존재적 국면은 더욱 부각되지만 이러한 대립적 국면들이 서천에서의 과제해결과 생명꽃 획득으로 통합됨에 따라 여성인물들은 다차원적 신성존재로 전환하게 된다. 이같은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공간인 서천꽃밭은 죽음의 세계이자 새로운 생명이 생성되는 근원적 생명의 공간인데 이는 서천과 이승을 오가면서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되풀이 마련하는 농경신 자청비의 행적을 통해 뚜렷하게 제시되고 있다. 영원한 삶을 꿈꾸는 무속적 상상력은 근원적 생명 공간인 서천꽃밭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재생이라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러한 무속적 생명인식은 곡물의 결실과 죽음 그리고 재생의 형태로 순환되는 농경적 생명원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This study attempts to examine the internal consistency and delineate the foundation of the world view of the stories of "Princess Bari" and "Saigeongbonpul-ee", both of which depict activities of female characters more substantially than others. The story of "Princess Bari" is about a deity figure who leads the dead to the world of the dead and the story of "Saigeongbonpul-ee" is about a goddess who takes care of agricultural abundance. Both tales show commonality in that heroins in both tales with different roles, one involved in the living world, the other in the after life world, bring the dead to life by the flower attained during the trip to the "West Heaven". The commonality of the story structure is identified by the common narrative elements. It was found out that the characters and ritual roles of the deity figures are closely related and this is how the deification of female characters is achieved. Princess Bari, who was abandoned on birth and raised by a supernatural being isolated from the human world, represents both life and death. Her closeness to death connects her character to the role of leading the dead and settling them as ancestor gods. On the other hand, Jacheongbi who was raised full of parental love, have overcome obstacles with dynamic liveliness to become affluent and productive is well suited for the role of an agricultural god. However, the marginal aspects of female characters become more apparent as they set out the journey to the 'west heaven' (life/death) in male clothing (male/female) for ailing parents and to revive the male characters. The conflicting aspects are integrated as the heroins earn the life-flower by solving problems they encounter. The female characters thus transforms into a divine being of multiple levels. The place that made this possible called 'flower bed of west heaven' is the world of death as well as an ultimate life creating place. This is well represented by Jacheongbi who travels the 'west heaven' and this world back and forth and bring lives back repeatedly. Moreover, it is found out that shamanistic perception of life that is, life is born from death, from the 'flower bed of the west heaven' created by shamanism-worshipers who dream of eternity is founded on the life principles of the agricultural society, i.e., fruit, death, and rebi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