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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가족관과 시민적 가족관
이태훈
사회사상과 문화 2권 163-195(33pages)
UCI I410-ECN-0102-2018-300-003973000

동아시아에서의 20세기는 서구화와 근대화라는 두 개념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상이한 문명의 충돌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지난 세기 이 지역의 인문과학적 과제였다. 이 과제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아시아의 전통적인 질서를 포기하고 서유럽의 사회경제적 제도를 전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 관점이 의미하는 바는 구체적인 역할 관계를 추상적인 개인의 관계로 대체하는 것이다. 둘째, 자연과학적이고 정치경제적인 영역에서는 서구의 제도를 흡수해야 하지만, 문화적인 영역에서는 전통적인 가치를 보존하고 지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절충적 관점은 양 문명에서 나타나는 장점들을 창조적으로 결합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 전통적인 관점을 고수하면서 서구주의를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문명으로 판단하고, 동양의 세계관을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글은 이러한 관점들을 가족이라는 사회적 조직을 중심으로 검토해 본다. 먼저 성리학적인 가족을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족관과 비교해 보고, 그 비교를 통해 나타나는 동질성을 자급자족적인 농경 사회의 산물로 이해하려 한다. 나아가 근대화 과정의 산물로 나타난 시민적 가족을 유교적인 가족과 비교해 보면서, 그 차이를 도시화의 결과로 본다. 이 관점에서 성리학적 가족 질서는 시민적 가족과 대립적으로 이해되는데, 이 대립은 단지 이데올로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 질서의 상이성에서 오는 것으로 환원된다. 전통 사회에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시민 사회에서도 가족은 인륜성의 최소 단위로서 그 윤리적인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제 이 인륜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와 관련되어 어떻게 변형될 것인가가 이 글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이 된다. 세계화가 민족 국가와 시민 사회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족 역시 동일한 운명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가족의 인륜적인 성격은 앞으로 어떻게 재규정되어질 수 있는가가 궁극적인 관심일 것이다.

Ⅰ. 들어가는 글
Ⅱ. 존재론의 근거로서 ‘가家’
Ⅲ. 인륜의 근거로서 ‘가家’
Ⅳ. 자급자족적 농경 사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족관
Ⅴ. 유교적 가족관과 시민적 가족관
Ⅵ. 나가는 글
참고문헌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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