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우리의 사고와 생활을 규정하는 근본적 정치 이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인 자유와 평등 사상이 우리의 일상적 사고와 행동에서 얼마나 지배적이며, 또한 전통적인 유교 문화적 요소들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동시에 서구의 잣대로 이해하거나 평가할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 양식과 생활 패턴이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나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그 근본 원리를 넘어서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규정하는 전통 문화적 요소를 발견해 내어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한국 사회에서는 서구에서 개인주의를 낳는 기반이 된 고립된 개인의 자율성과 합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에서의 개인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집단(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하고, 개인보다는 그 개인이 집단에서 갖는 위치가 더 중요시된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는 모든 개인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족이나 직장에서 점유하는 위치나 지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대우받는다. 이러한 관행은 유교 문화적 영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우리는 한국 사회를 공동체 지향적 사회 또는 집단주의 사회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