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노동은 점점 삶의 주변으로 밀려나고, 여가가 삶의 중심의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다. 과거의 삶에서 여가가 삽화적인 것에 불과했다면, 미래의 삶에서는 노동이 삽화적인 것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서, 여가가 삶의 중심을 차지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에 ‘우리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것은 참으로 중대한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여가는 단순한 오락과 소비 활동으로 오용되고 있고, 그 결과로 여가의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여가의 오용은 개인적으로는 삶의 불행을, 문명의 차원에서는 문명의 파탄을 가져올 심각한 문제다.
여가의 소외는 현대인들이 근대적 세계관에 강하게 고착되어 있다는 사실에 근원한다. 근대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간이란 욕망의 만족을 추구하는 욕망의 주체다. 이런 인간을 전제하였을 때, 바람직한 여가생활이란 욕망 충족적인 활동을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가의 소외를 극복하는 일은 ‘세계관의 근본적인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통일체적 세계관은 창조적인 여가생활을 위한 새로운 세계관이 될 수 있다. 통일체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간은 ‘참된 자기’를 내재하고 있는 존재다. 따라서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참된 자기’를 깨닫고 이를 즐기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창조적인 여가생활이란 수행修行과 낙도樂道로서의 여가생활을 의미한다.
이 시대는 문명의 대전환기다. 우리는, ‘노동의 세계로부터 수행의 세계로’, ‘소비의 세계로부터 낙도의 세계로’, 문명의 대전환을 이루어 내어야만 한다. 근대적 성취의 기반 위에서, 인류의 존재 수준을 수직적으로 상승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문명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창조적인 여가생활은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통일체적 세계관의 기반 위에서, 인류가 창조적인 여가생활을 즐기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것이고, 문명은 서로 조화로운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